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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재]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파트 9 - 20

by 라한 Nov 28. 2024
김희재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브런치 글 이미지 1


김희재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장재희

제목: 재회


“또 보자”


또 그 순간에 깨어버렸다. 잠에서 만난 남자아이, 그는 재희에게 “또 보자”는 이야기를 남겼다. 다음 이야기를 보고 싶었지만 볼 수 없었다. 그때마다 잠에서 깨어났으니까. 


절마신공이 발동하는 꿈, 더 오래 자면 다음을 볼 수 있을까? 


재희는 기억을 잃은 소녀였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외국에 나와 있는 한국사람이었다. 왜 이 곳에 와 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재희가 깨어난 곳은 병원이었다. 가족들로 추측되는 사람들은 깨어나지 못했고 재희만 깨어난 채로 살고 있었다. 


“누굴까”


기억을 잃은 재희는 자신의 과거가 너무 궁금했다. 자신에게 남겨진 건 남들은 평생을 일하고 노력해서 벌어도 얻지 못할 막대한 자금이었다.


재희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이곳에 와서 살게 된 지는 얼마되지 않아 보였다. 아직 풀지 않은 짐들이 많았고, 많은 한글로 된 책들과 여러가지 물건들이 많았다. 이곳 유럽과는 맞지 않은 느낌의 동양풍이 많았다. 


“유학이었을까”


다만 유학이라고 하면 자신만 오면 되는데 가족들이 다 같이 옮겨온 걸 보니 긴 장기 여행이었나 싶기도 했다.


그때 재희를 찾아온 한국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한국의 검찰이라고 자신을 밝혔다.


“장재희씨”

“네. 제가 장재희인데요”


그들은 재희가 기억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다고 범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제가 범죄를..”

“네, 재희씨가 용의자입니다.”


자신을 검찰로 밝힌 장운수는 재희를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해서 왔다고 밝혔다. 재희는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이 상황을 어찌 대처해야 할지 난처할 뿐이었다. 


“제가 어떤 범죄를 저지른 거죠?”


운수는 재희를 보며, 우선 가족분들의 애도를 표했다.


“가족..”


재희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원에서 함께 이송된, 결국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그저 동행자가 아니었을까, 그냥 우연히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자신을 알고 쫓아온 사람에게 그 사람들이 가족이 맞다는 확신을 얻게 되자 가슴이 아려 왔다. 


아프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이제 이 순간을 영원히 잊을 수 없겠구나 싶은 아픔이 솟구쳤다. 


“가. 가족이요..”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니 어떠한 기억도 없는데 ‘가족’이라는 단어 하나에 나오는 파괴력이 어마어마했다. 갑자기 눈앞이 흐릿해졌다. 재희는 눈에서 눈물이 송골송골 맺혀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폭포수처럼 마를 세가 없었다. 


눈안에 운수가 자신을 보는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고 상관도 없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제 확실히 가족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장재희씨.”


그러나 눈 앞에서 재희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운수는 재희가 가증스러웠던 모양인지, 말씨가 날카로웠다. 니가 울어? 니가 어떤 괴물인데? 하는 느낌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장재희씨의 범죄로 목숨을 포기한 피해자들이 얼마나 되는 지 아십니까?”

“네..?”


기억을 잃은 범죄자, 그게 바로 재희였다. 


“그래 놓고 잘 살아 보겠다고 이렇게 도망을 왔고, 결국은 재희씨도 피해자들의 가족처럼, 가족을 잃었네요.”


그는 재희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이런 현상이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제가 도대체 어떤 죄를 저질렀는데,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거죠?”

“재희씨는 범죄자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를 개발한 개발자입니다.”


운수의 말에 의하면 재희는 사기도박 사이트를 열었다. 그곳에서 처음에는 피해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딸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나중에는 질 수밖에 없는 그래서 구렁텅이로 넣는 일을 저질렀다.


돈을 잃은 피해자들은 돈을 얻기 위해 이들이 시키는 일까지 하게 됐고, 그렇게 마약을 제조하는 사람, 그리고 운반책까지 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1만명 이상이 얽혀 있는 대형범죄였다. 


“그렇게 많은 피해자가..”

“이게 모드 재희씨가 계발한 사기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영장 가져왔으니, 저와 동행하시죠”


재희는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범죄자라는 사실.

과거의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기억을 잃었는데 범죄자가 되었다. 


재희는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외국으로 도피를 온 것이었다. 


그때 재희를 검거하고 나가려는 검찰 일행을 한 남자가 막아 섰다. 그는 어디서 구한지 모를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멈춰!”


재희는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일까 생각했지만, 어렴풋한 기억에 저 남자가 끌고 있는 트럭이 자신의 가족들을 들이 박은 기억이 희미하게 났다. 


“그 년은 그렇게 곱게 못 보내!”


그는 재희를 죽이기 위해 교통사고를 일으켰지만 실패했다. 그러다 이제는 확실하게 사살하기 위해서 총기를 소지한 채 들이닥친 것이었다.


“이보세요! 멈춰요!”


경찰과 운수는 당황한 채 우선 재희와 함께 몸을 낮춰 숨었다.


“장재희씨, 당신이 얼마나 죄질이 나쁜 범죄자인 걸 아시겠어요?”

“저 때문에 저 사람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상상할 수 없을 겁니다. 21세기 들어 세계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의 중심에 당신이 있는 거니까요”


거기다 재희는 유일하게, 코인을 해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계발한 슈퍼천재였다.


“당신 재산이 너무 많다는 생각 안 해봤어요?”

“제 재산이요?”

“알려지면 너무 위험해서 비공개 수사중인 사건도, 당신이 유력한 범죄자입니다.”


누군가 코인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절대로 뚫리지 않을 거라던 방어벽을 뚫은 자. 그게 바로 재희였다. 다만 지금은 기억을 잃었기에 운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재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우선 무사히 한국으로 건너가 취조해 보자고요”


현지의 경찰까지 출동하면서 대치하게 된 재희였다. 남자는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재희만 맞추려고 했다. 


운수가 그때마다 재희를 구해주었다. 그리고 현지 경찰이 오자 경찰서로 오라고 하는데, 운수는 자기는 한국 검찰이라고, 재희를 한국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지 경찰은 여기는 영국이라고, 영국에 왔으면 영국 법을 따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모두를 연행하려고 했다.


그때 전화가 왔고 현지 경찰이 받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운수를 보내주었다. 


“봤지, 웬만한 윗사람들은 당신을 집중하고 있어. 이렇게 해외로 도피하면 모두 끝날 줄 알았어?”


그렇게 재희는 운수에게 연행되었다. 일반 비행기가 아니라 아예 재희의 일행만 타는 전용기가 있었다. 


“뭐야..”


재희는 기억을 잃기 전의 자신이 궁금했다. 지금까지는 꿈 속의 그 남자만 궁금했는데, 이제는 자신 또한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말이 범죄자지, 거의 귀빈을 모시듯 하고 있었다. 


“당신들이 나한테 원하는 게 있는 거 같은데”

“원하는 건 많죠”

“내가 협조를 하고싶어도 협조를 할 수 없네요. 기억이 안나서”


운수는 껌을 씹으며 재희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건방지게 바뀐 말투를 보았다.


“이제야, 장재희 씨 본 모습이 나오시네요”


그 말을 들은 재희는 왠지 모르게 빈정이 상해서 다시 고분하게 돌아왔다. 이들은 도대체 자신에게 원하는 게 뭘까? 모르겠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해킹이라고? 아니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거라고? 그건 어떻게 하는거지? 


“제가 그렇게 해킹을 잘해요?”

“네. 세계 최고였죠”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


재희는 전용기에 있는 노트북을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거 해볼 수 있어요?”

“네? 아니요. 안돼죠.”

“혹시 몰라. 기억이 나서 협조를 할 수 있을 지, 그리고 여기는 상공이잖아요. 여기서 내가 뭘해요?”


재희의 말을 들은 운수는 수사관에게 고개로 노트북을 재희에게 줄 수 있도록 지시했다. 수사관은 꺼림직 하다고 생각했는지 머뭇거리다가 상관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이 재희에게 노트북을 전달했다. 


재희는 노트북을 켰다. 그곳에는 암호가 있었다. 


“켤 수도 없네요’

“보통 같으면 바로 켰을 텐데, 암호 하나 뚫지 못한 천재가 되셨군요”


약간 비꼬는 말투에 재희는 짜증이 났다. 지금 연행되어 가는 것도 짜증나는데 이렇게 비꼬기까지 당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렇게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주면 뭔가 안될 것 같단 생각에 우선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그랬더니, 분명히 모르겠는데, 왠지 이렇게 하면 될 거 같은 느낌이 났다. 


처음에 수사관이 지켜보는 화면에서 일부로 틀렸고, 수사관이 시선을 돌리자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리는 재희였다. 


“안되는 거 억지로 잡고 있어봐야 뭐하겠어요. 우선 기억부터..찾..어 ㅇ어어어!”


갑자기 전용기가 360도 옆으로 회전하였다. 난리가 나고, 사람들이 조종석으로 가면서 한마디했다. 무슨 미친짓이야! 하는데 조종사가 비행 통제권을 빼꼈다고 테러당했다고 큰소리친다. 


“공중에서 우리를 노리고 접근한거야?”

“아니요. 여기 내부에서.”


재희는 당당하게 노트북을 잡고 있으면서 말했다. 


“너! 뭐야! 기억이 난거야?!”

“아니요. 기억은 안났는데. 이렇게 하면 될 거 같은데, 진짜로 됐네요.”


조금 전부터 자동으로 목적까지 운전중이었던 전용기, 이런 전용기의 통제권을 빼앗은 재희였다. 


전용기는 가는 길을 멈추고 둥그렇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한쪽으로. 


“저한테 오지 마세요. 어떤 짓 할 줄 모르니까.”

“이게!!”


운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그렇지, 자신이 아는 재희는 악녀, 그 자체였다. 악마의 미소를 보니 반갑다는 느낌과 더불어 젠장 또 당했다! 라는 표정을 짓는 운수였다. 


“기억도 안 안난다면서, 이렇게 엄청난 짓을 저질렀군”

“뭐, 몸이 기억하나보네요. 제 머리에는 하나도 없는데, 그것보다 검사님. 제가 도대체 누군데, 이렇게 전용기까지 대동해서 저를 데려가는 거죠?”

“말했잖아. 장재희, 너는!”

“꼭 그것만 있는 거 아니죠?”


그 정도로 이렇게 전용기가 마련되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다 영국 경찰이며, 한국 경찰이 이렇게 긴밀하게 협조하지도 않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한국 경찰이 나타나기 전까지 자신은 안전했는가? 그리고 가족은 왜 죽었는가? 


“그래, 너는 블랙다운 멤버였어”

“블랙 다운이요?”


그는 단체사진에 찍혀 있는 재희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곳에는 10명 정도 남짓 되는 사람들이 각자의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전세계 제일의 해커조직”

“음.. 그렇군요”

“그리고 절대로 해킹해서는 안 되는 시설을 해킹했지”

“무슨 핵 미사일 버튼이라도 해킹했나요?”


운수는 미소를 지었다. 운수의 미소 뒤에 사진을 살펴보는 재희는 사진 속에 자신이 꿈속에서 봤던 사람도 함께 있다는 걸 발견했다. 


“나도 자세한 건 몰라. 하지만 우린 널 지금의 혐의로 잡아가서 널 보호해주는거라고! 거기, 사진 속 네 전 애인이었던 연편수! 그가 우리의 작전을 지휘중이야”

“연편수..?”


꿈속의 그의 이름이었다. 끊어졌던 매듭이 다시 맺혀지는 기분을 느끼는 재희였다. 


“널 데려오는 게 우리 임무고, 지금 그 멤버들이 각자 흩어져 살고 있었는데, 모두 사살당하고 있어. 그래서 연편수는 자신의 팀을 다시 모으기로 했고, 우리는 그 작전을 위해 널 데려가는 거야. 네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건 우리한텐 다행이면서도, 께름칙한 부분이기도 했지”

“믿을 수 있는건가요?”

“네가 그 비밀번호를 어떻게 풀었을까? 우리야 모르지만, 그 비밀번호가 믿음의 증거라더군!!!”


전용기의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재희는 그러고보니 어떻게 자신이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맞췄을까. 그리고 노트북에는 때마침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이 깔려져 있었을까.


[재회]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인데..”


편수는 죽었다. 

그런데 살아있다. 


네트워크 속에서. 


이들이 해킹한 건, 미래 시스템이었다. 인간을 서버화 하여 업데이트 하는 비밀. 그렇게 비밀을 알아낸 이들은 각자 인간 생활을 마무리하고 모두 서버로 업데이트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오로지 재희만이 기억을 잃어버린 까닥에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었다. 


재희는 현재 살아 있는 유일한, 진실을 아는, 그러니 잃어버린 해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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