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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Dec 25. 2021

Will o the wisp

추연신 개인전


추연신 : Will o the wisp

2021.07.13.(화) ~ 2021.07.25.(일)

갤러리 도스



"다이아몬드는 영원한테 나는 이 모양이다.

하늘에 구멍이 났다. 뒤이어 천장이 무너졌다. 빗물은 사방으로 퍼졌고, 흙물이 바닥 깊이 스며들었다.

고양이가 화장실에서 스며들었다.

어디가 밖이고 안인지 모르겠다.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는 날고 오래된 집을 붙들고 있었던 것.

곧 이 동네는 구멍난 하늘처럼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풀은 비를 먹으며 발목을 간지럽힐 것이고, 나는 조금씩 천천히 도려낼 준비를 할 것이다.

변화한다기보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려놀고 그럴싸한 선택을 다시 하는 매우 심난한 날들이다. " 

-쓰임이 박탈된 사물들, 애처롭게 붙어있었던 작은 앞니, 잠시 함께 살았던 고양이, 뭣모르고 다시 집안으로 들어온 고양이, 떠날 날이 확정되니 더이상 이 곳의 미련을 버리라는 듯 무너져버린 집,

곧 재개발이 확정되어 떠나야하는 한 동네의 끄트머리에서 붙잡고 살아온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 

이 전 개인전<점적>에서 처음 등장한 이 낡은 집의 이야기는, 

빗물을 받기 위해 작가가 길고 얇은 호스를 천장에서 연결하여 작은 통에 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던 모습을 흙으로 투박하게 빚어놓은 자신의 모습을 녹이는 모습으로 설치되는 것으로 등장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약 6년의 시간을

보내온 작가 자신의 집과 자신의 이야기와 새롭게 둥지를 틀게 된 공간에서 채집된 잔해들이

한 숨 정도의 양으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보여준다.


도깨비의 불처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은

예고도 없이 왕왕 일어난다.

그리고 한 때의 환상이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것도 당연하듯 일어난다.

그를 아는 사람은 침묵과의 가까운 이 전시에 무거운 마음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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