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오고 직장을 옮긴 뒤에 이 브런치에 가입하였다.
처음 작가 신청 시도에는 떨어지고
결국 본업과 가까운 글들을 몇편 올리고 나니 두 번째는 승인이 되었다.
매일 한 편씩 글을 쓰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민음사의 일력 명언을 가지고 작문을 하였는데,
역시나 천성이 게으르고 지구력이 약한 나는
10편이 넘는 임시저장글만 남긴 채 접어버렸다.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해왔고, 언제부터 나의 피드는 전시 기록용(=인증용)이 되어
관람한 전시와 짧막한 주석들을 달았다.
방치되어가고 있는 이 브런치 녀석을 살려볼까하고
인스타그램의 몇개의 글을 옮기고 좀 다듬었다.
10편정도 올리고 멈춘 상태 -
이렇게 글쓰기를 하지 않았나?
나의 글쓰기는 생존과 업무를 위해
행정적 글쓰기 약 35%와 약 15%의 전공적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 (10%도 안될 것 같긴하다.)
그 외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약 45%의 메신저 채팅과 같은 수다형 글쓰기,
마지막으로 약 5%의 비중으로 일기를 쓴 것 같다. 손글씨로.
5%의 에세지를 비롯한 일기쓰기는 갈수록 비중이 줄고, 짧아지려고 하고 있다.
이유인 즉슨 sns를 활용하여 써온 글쓰기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쓰던 시기는 싸이월드가 성행했던 2000년대 초반이 아닐까싶다.
점점 나의 글양은 쇼츠와 같이 줄어들고 있고, 그나마 간간히 올려오던 피드는 더 짧디 짧은 24시간 공개의 스토리로 대부분 차지하고있다.
난 생각이 무궁무진하게 많은 사람이었다.
글로 다 남기지 못한 것이 아수울 정도로 웃긴 생각들이 많았다.
사뭇 진진한 생각들도 불량품처럼 나오기도 했는데, 이 줄줄이 소세지들도 점점 짧아질줄이야.
그나마 하는 이 직장생활도 끝이나면
나는 과연 행정적, 전공적 글쓰기를 비롯한 글다운 글은 쓰기는 할까?
글만 안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점점 '사고'라는 것을 하지 않게 된다.
쇼츠와 같은 짧고 단순한 생각들, 도파민 푹 솟아오르는, 욕망에만 의존한 생각정도 스치고 가고 있는 내 자신이 어느순간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었다.
그걸 막기 위해 가끔 종이일기장으로 문장쓰기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매거진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지니고 있다.
첫번째, 그 문장쓰기를 옮기며 글답게 다듬어보는 것
두번째, 생각을 글로 문자화 할 것
세번째, 그냥 써볼 것
마지막 목표 '그냥 써보는' 것으로 짧은 글놀이를 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