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정치가가 한 일을 역사에서 배우지만 그건 우리 삶에 침투하기보다 역사책에서 읽고 교과서로 배우는 것 같은 일과성의 일처럼 느껴진다. 가끔 그들의 업적을 기리는 일들이 있지만, 우리의 생활에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나폴레옹과 엘지자베스의 업적은 그렇게 예술가들에 비해서는 상재적으로 문화에 침투할 여지가 많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의 업적은 현재진행으로 계속 우리에게 다가온다. 베토벤의 선율이나 셰익스피어의 희곡, 예이츠의 시는 우리 의식에 살아 꿈틀거이며 연극으로 영화로 시로 부단히 재현된다. 로버트 프리츠는 말한다.
자신의 창조 과정을 더욱 완전히 익히고자 노력하는 예술가들처럼 당신은 점점 더 숙달되어 삶을 창조하게 될 것이다.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겠지만, 그건 그림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창조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 공동체, 세계, 우주와의 관계에서 발견된다. 당신과 삶의 관계는 화가와 그림, 작곡가와 악보, 건축가와 건물의 관계와 같아. 창조 과정의 메커니즘과 지향성, 정신은 삶을 변화시키고, 풍요롭게 하며, 실현하고, 복원하고 밀접하게 만든다. 또한 영혼과 마음, 정신의 깊은 욕망을 실현 가능케 하는 생산적인 힘을 형성한다. 삶이 예술이 되는 것이다.
- <삶을 예술로 만드는 법>, 로버트 프리츠 지음, 신혜연 옮김, p.337
우리 삶이 예술이 되는 경지까지는 벅찰 수도 있다. 그래도 의미는 찾아야만 하지 않을까. 인공지능 시대라지만,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인공물이고 인간의 피조물이다.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랑하고 분노하는 감정과 의식을 가지고 실수하는 인간적인 모습, 예술가들도 이런 인간들이었다. 그 속에서 인생과 작품의 의미를 찾았다.
영화 <길>에서 잠파노와 젤소미나의 대화는 깊은 울림을 준다. 길거리 떠돌이로 생을 허비하는 듯하며 인생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는 젤소니마에게 잠파노는 말한다. "당신 인생도 의미가 있어. 아니 있어야만 해. (길가의 돌멩이를 가리키며) 이 돌덩어리도 다 의미가 있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