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연리지처럼

by 원정미



연리지라고 들어보셨나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연리지 나무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다른 종류의 두 나무가 붙어서 함께 자라는 나무를 연리지라고 합니다. 보통 연인이나 부부간의 사랑의 결정체나 표본으로 상징되기도 합니다. 보이는 모습이 마치 서로가 너무 떨어지기 싫어서 얽히고설킨 채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였습니다.


“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을 쓰신 나무의사이자 나무 전문가이신 우종영 씨의 책에 의하면, 원래 나무는 자기만의 공간에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큰 나무 밑에서, 그 어떤 나무나 식물이 자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햇빛이 잘 들어오지도 않고, 이미 자리를 잡은 나무가 뿌리를 통해 양분을 다 빼앗아 가기 때문에, 자신보다 약한 나무들의 씨를 말려 버린다고 했습니다. 어떤 면에선 약육강식의 동물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무들끼리 너무 가까이 심어 놓으면 둘 중 하나는 시들어져 버리거나, 아니면 둘 다 치열하게 싸우다 둘 다 죽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간혹 똑똑한 나무들은 둘이 합쳐서 공생할 방법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때 탄생한 나무가 연리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두 나무가 하나가 되어 공생하기 시작하면, 이 나무들은 전보다 훨씬 튼튼해지고 건강하게 자란다고 했습니다. 웬만한 해충이나 병도 잘 이겨내고 이전보다 훨씬 생명력이 강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신기했던 것은 이렇게 하나가 되어 자라도 각자의 특성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빨간 꽃을 피우던 나무는 계속 빨간 꽃을 피우고, 하얀 꽃을 피우던 나무는 원래대로 하얀 꽃을 피운다고 했습니다. 자신 본래의 속성은 잃어버리지 않지만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특이하고 아름다운 나무가 되는 것입니다. 이들은 정말 완벽한 공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연리지를 보면서 작가 자신도 자신의 부부관계를 돌아보았다고 했습니다.


결혼한 부부도 내 영역에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어리석은 나무처럼 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상대를 바꾸려고 하고 끝까지 싸우려고 하면 상대가 시들어 죽거나 둘 다 죽는 결과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상대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 방도를 찾는 경우 나무는 더 건강해지고 튼튼해지는 것처럼, 부부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협력하면 이 세상 그 어떤 관계보다 훨씬 행복하고 튼튼해질 수 있습니다.


연리지처럼 공생을 잘 이룬 부부는 이 험난한 세상 가운데 튼튼하게 서로를 붙잡아 줄 수 있는 유일한 기둥이자 안식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기둥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 살아가라고 하나님께서 부부를 맺어주신다고 믿습니다. 혼자 살아가기엔 이 땅에서의 삶이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관계의 이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많은 심리학 연구들이 행복한 부부관계는 물질적, 신체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그렇지 못한 부부보다 훨씬 긍정적이 효과가 많다는 연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배우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갈등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언젠가 배우자의 영혼을 죽이거나 둘 다의 영혼이 죽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많은 연구에서 불행한 결혼 관계는 신체적 정서적 질병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각자의 수명을 줄어들게 할 만큼 서로에게 해롭다고 밝혔습니다. 나를 위해서라도 배우자를 위해서라도 지금 우리의 부부관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부는 힘들 때나 어려울 때라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언약의 관계입니다. 따라서 때론 내 감정이 배우자가 더 이상 사랑스럽지 않더라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연리지도 서로가 너무 간절히 원해서 하나가 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나 되기로 노력할 때 그들은 더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이런 나무의 지혜가 놀랍기만 합니다. 둘 다 그냥 시들어 죽지 않기 위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하기로 했으니까요.


이 모습이 사랑의 본질이고 부부가 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의 이기심이나 욕심으로 부부관계를 망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배우자를 좀 더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면 부부는 더 건강해지고 더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상대를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하는 것! 이것이 성화이고 거룩의 과정입니다. 그 과정을 배우자와 함께 끝까지 이루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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