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 therapist Oct 18. 2023

그림이 가르쳐주는 인생, 세 번째

조급해 하지마.

개인적으로 내가 화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림을 사진처럼 잘 그리는 사람도 아니고 그림으로 돈을 버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자신만의 색깔과 스타일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사람을 화가라고 생각한다. 피카소나 반 고흐같은 경우도 그들이 소름 돋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그들만의 스타일과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다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 가끔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분들 중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고 작업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화가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만들어 가는 여정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만큼 개인의 고유함, 창의성을 만들어 가는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창의성을 비범한 사람들이 하늘에서 영감을 받는 것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창의성과 고유함은 경험과 훈련의 누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의 기존의 있던 것들을 살짝 비틀거나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해석함으로 만들어진다. 그 말은 이미 있던 기존의 정보와 지식, 경험들이 많아야 도움이 된다. 즉 한마디로 경험과 지식이 쌓이고 쌓여서 함께 어우러지고 버무려질 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일이 내 인생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쓰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남편과 아들, 유화를 그리던 시절



나는 지금 종이와 아크릴을 접목한 작품을 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가 갑자기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미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사진처럼 똑같이 그려내는 소묘나 인물화를 그리기 했고, 한지를 찢어서 만드는 추상화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날은 잉크와 펜만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각각 따로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나의 현재 작품을 만드는데 다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나만의 스타일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도 하다.

한지로 만든 작품


인생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있는 사람은 화가처럼 자신만의 철학대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런 삶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많은 삶의 경험과 실패, 새로운 도전들을 쌓이고 쌓여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어쩌면 지금 뭔가 우왕좌왕하고 갈피를 못 잡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경험과 지혜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격이 만들어지고 철학이 생기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한참동안 이렇게 집만 그리던 시절도 있었음.


그러니 어쩌면 더 많은 경험과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세상에 쓸모 있는 경험이나 지식은 없다고 믿는다. 육아도 그렇고 하찮아 보이는 아르바이트도 그렇고, 직장생활이나 취미생활 등, 그 모든 것이 내 삶의 고유한 특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그러니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그리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경험이 내 인생의 스타일이나 가치관을 만들어 가는데 분명언젠가는 일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 과거 모든 시도가 결합된 요즘 작업^^



매거진의 이전글 그림이 가르쳐 주는 인생, 두 번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