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남겨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2024년 3월 5일 새벽 1시
병원에서 특별히 허락을 받아 가족이 번갈아가며 중환자실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임종이 임박한 환자와 가족에게만 열리는 문이었다.
우리는 밤새 모두가 돌아가며 수면마취로 잠들어 있는 엄마의 손발을 주물렀다.
의학적으론 말초신경 주변 곳곳으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시도였으나 우리에게 그건 일종의 마지막 인사였다.
들어갈 때마다 우리는 작게 인사했다.
“엄마 나 왔어” “우리 다 여기 있어” “이제 괜찮아”
엄마는 듣고 있었을까? 느끼고 있었을까? 전해지길 간절히 바랐지만 답은 없었다.
엄마의 남편, 큰 딸, 작은 딸, 아들, 사위들까지 각자 엄마의 옆자리를 지키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모두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 날, 슬픔이 나눠진다고 줄어드는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견딜 힘을 만들어줬다.
그 날 엄마의 체온은 조금 더 차가웠고, 우리는 그 온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로를 불러 모았다.
지켜보는 마음은 무력했지만 그 무력함마저 나눌 수 있다는 게 그때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