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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글맹글 May 22. 2022

독일에서 씨앗부터 키운 한련화에서 씨앗 채종 하기까지

씨앗 채종법을 터득하는데 2년이 걸렸다

2021년 6월에 깻잎들과 함께 발코니에 씨앗 4개를 가지고 두 개씩 나란히 두 화분에 심은 한련화 이야기이다. 매번 한련화에 대해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못 쓰다 이제야 쓰게 되었다. 작년 6월에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흙을 사서 심은 한련화는 블로그 등에서 찾은 물에 불려서 겉의 단단한 껍질을 까고 심으세요 라는 조언은 무시한 채 화분 두 개를 사서 각각 두 개씩 심었다. 그랬더니 2주도 안 되었을 무렵부터 화분에 하나씩 싹이 났고 급기야 그 해 8월에 꽃을 피웠다. 아직 자라는 중이던 앙증맞은 크기의 식물이 피우는 진한 색의 꽃들은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고, 꽃들은 계속 키를 키우면서도 그 해 10월까지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였다. 그 와중에 나는 그 꽃들에게서 씨앗을 채종 할 생각을 왜 한 번도 못 했을까, 지금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오래 꽃들을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2021년 6월, 씨앗을 심고 첫 새싹이 돋았을 때
엄청난 속도로 자라 매일 깜짝 놀라던 나날들
작년 8월, 처음으로 피운 꽃

한련화는 겨울의 추운 기온에 약하여 월동준비를 해야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못 해준채 겨울을 지났고, 대신 여름에는 이틀에 한 번 물을 듬뿍 주는데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만 주며 한국에 비하면 따뜻한 쾰른의 겨울 날씨를 믿기로 했다.

첫 꽃을 뒤로 몇달에 걸쳐 계속해서 꽃을 피워 주었다

잎이 노랗게 변하면 잘라주었기에 앙상하게 키만  나의 한련화들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올해 4, 또다시 꽃을 피워주었다. 겨울에 얼지 않고, 죽지 않고 살아준 , 거기다 꽃까지 다시금 활짝 피워주는  너무나 놀라웠다. 그리고 알게  씨앗 채종 방법을 통하여 씨앗이 생기기를 기다렸다. 방법은 단순했다. 면봉으로  안을 휘적휘적해주면 끝이다. 그럼 수정에 성공한 꽃들이 이틀 내로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숙이는 것은, 열매를 맺게 되어 무게가 무거워져서 일까, 아니면  열매를 보호하기 위해서 일까?

올해의 첫 꽃들
수정을 위해 사용한 색이 이뻐진 면봉과 고개를 숙인 한련화

그러다 점점 호박 같은 모양의 연두색의 열매가 커진다. 열매가 영글면 채종 하라고 하지만 영근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어 나는 채종 하는데 꽤나 오래 나 두었다. 약 3주 정도 나돈 후 연두색이 조금은 연노란색으로 변한 것 같아 아주 조금 힘을 줘 보았다. 내 손에 열매들이 네 조각으로 혹은 세 조각으로 쏙쏙 빠지는 게, 마치 이 맛에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씨앗을 채종을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매가 생겼다!

씨앗은 바로 심을 것이 아니라면 건조해 냉장고에 보관하여야 한다고 하여 지금은 이렇게 건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약 5일이 지나니 조금씩 쭈글쭈글 해지는 모습이 보인다. 이 아이들이 새롭게 심어지고 자라고 꽃을 피운다면 오랜만에 뿌듯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채종하기 직전과 5일이 지난 지금의 모습들

첫 씨앗 채종, 성공! 고마워 나의 주황색, 노란색 한련화들아! 너희들을 보며 나도 작년, 올해 물러서지 않고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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