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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글맹글 May 16. 2022

쾰른의 숨은 미술관

Wallraf das Museum

쾰른은 독일 내에서도 문화생활을 하기 좋은 도시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쾰른 대성당 근처로 쾰른 필하모니가 있고 Ludwig 박물관도 있으며 다양한 미술관이 공존한다. 그중 쾰른에서 제일 오래된, 그리고  손가락 안에 꼽히는 박물관이지만 Ludwig 박물관과 다른 박물관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 하는 것 같은 Wallraf-Richartz Museum에 지난주 주말 다녀왔다. 기분전환은 필요한데 시끌벅적한 곳이 아닌 조용하고 정적인 곳에서의 시간이 필요했던 참이라 주말에 꿈같은 날씨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쾰른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도시 전체가 다시 활기를 되찾았고, 관광객들도 많아졌다. 쾰른 대성당 근처를 지나갈 때는 빽빽한 사람들과  테이블이 거의 보이지 않는 레스토랑들에 설렘과 반가움이 느껴지는   아직은 조금 불안함 마음도 같이 들었다. 다행히 미술관은 한적하여 나의 계획대로 조용히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닐  있었다. 현대미술보다는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그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Ludwig 박물관보다 주말에 다녀온 Wallraf Museum  좋았다.  4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꼭대기 층이 닫혀 있었기에 지하 1, 1, 2 (0층은 티켓 판매 부스  가게) 둘러볼  있었다.  시대별로 층이 나뉘어 있었고, 나는 학생증 찬스를 사용하여 원래는 8유로인 입장료를 할인을 받아 4,5유로로 들어갈  있었다.

마음에 들었던 그림들

밖에서 보았을 때보다 안에 들어오니 미술품이 꽤나 많아서 놀랐다. 개인 소장품이라고 하였기에 이렇게나 많은, 거기다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미술가들의 그림이 한가득 있는 것에 더욱 놀라웠다.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의 그림이지만 그의 초기 작품처럼 보이는 작품, '절규'라는 유명한 작품을 그린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의 자매 그림 같은 다리 위의 네 명의 소녀들이 그려진 작품, 사진보다도 더 사진 같은 그림을 그린 야콥 필립 하케르트 (Jacob Philipp Hackert)의 작품, 후기 인상주의 학파 중 유명한 폴 세잔 (Phal Cezanne)의 작품, 점묘화가 기가 막힌 맥시밀리앙 루스 (Maximilien Luce)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그린 작품 등 정말 다양한 작품들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었다. 특히 폴 세잔과 에드바르 뭉크는 개인적으로 지난달에 미술 관련 책을 읽었었는데 그 책에 나온 미술가들이었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폴 세잔의 그림은 그가 이렇게 이렇게 살아왔어서, 이런 생각으로 저런 식으로 그리게 되었다고 했지!'와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들자 이 전과는 다르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고, 항상 미술관에 가면 그 분위기에 취해 그날 내 눈에 비치는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라 이리저리 상상하고 뜯어보기만 하였던 지금까지와는 다른 감상 방식을 하게 되어 조금은 새롭기도 했다.

이 미술관의 특징이자 나의 마음에 쏙 든 부분은, 그림마다 어린아이들이 적은 감상평이 프린트되어 붙여져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이 9살에서 11살 사이의 아이들인데, 이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감정이나 추억을 논하는 짧은 감상평이 적혀 있었다. 먼저 그림을 본 뒤, 아이들의 눈에 보인 하지만 조금은 다른 시각의 감상을 읽고 있으니 처음에 내가 본 그림에서 또 다른 그림들이 보였다. 한 예시로, 어두운 밤에 파도가 크게 치고 있는 강 위로 배가 떠 있고, 작품의 윗부분에는 큰 성과 그 성에서 뻗어 나온 다리가 그려져 있었는데, 나는 이 그림을 보고 조금 오싹하고 무서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 그림을 본 한 아이는 가능하다면 그림 속의 다리 위에 서서 이 그림의 장면을 구경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아빠와 함께 작은 보트를 탔던 때가 기억이 난다고도 하였다. 금방이라도 번개가 칠 것 같고 배가 엎어질 것만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는데, 이 아이가 작성한 감상평을 읽고 다시 작품을 바라보니 저 다리 위에 서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 상황들을 구경하며 신나 할 아이가 떠올라 작품이 더 이상 무섭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그려진 그림이 참 많아서 좋았다

모든 아이들의 짧은 감상평은 독일어로만 되어 있어, 독일어를 하지  하는 방문객에게는 아쉽지만,  독일어가 가능한 분들이 온다면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다른 미술관에서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면 미술관과 우리와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있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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