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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다양한 방식

'25.4.27. 14:02


미국 뉴욕주 이타카 중고서점입니다. 1991년부터 외양간을 고쳐 서점을 운영하는데 코넬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 현재는 서점과 건축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폴 발레리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해변의 묘지, 마지막 연



불안의 서

페르난도 페소아

(포르투칼 출신 작가. 사망)

... 도서관에서 대출했다가 간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샀다. 좀더 천천히 읽고 싶어서 (악순환임은 알겠는데 요즘 책값은 졸라 졸라 비싸다. 삼성, 삼중당 등 문고판 시절이 그립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이들 삶은 불안과

모순과 경쟁과 극단과 대립에 밀려나간다. 여하튼 슬프다...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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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완성되지 않는 작품은 졸작에 불과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아예 시작도 하지 않은 작품보다 더 졸작 일 수는 없다.

완성된 작품은 최소한 탄생이라도 했다. 분명 대단한 명작은 아닐 것이나 그래도 노쇠한 내 이웃 여자의 유일한 화분에 심어진 화초처럼 초라하게나마

살아가고는 있는 것이다. 그 화초는 이웃 여자의 기쁨이다.

그리고 종종 내 기쁨이 되기도 한다.


내가 쓰는 글, 나는 그것이 형편없음을 알아차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을 읽은 한 두명의 상처 입은 슬픈 영혼은 한 순간이나마

더욱 형편없는 다른 일을 망각하게 될 수도 있다.


그 정도로

내가 만족하는가 만족하지 않는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내 글은 어떤 방식으로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생 전체가 그러하듯이 권태는 앞으로 도래할 더욱 커다란 권태의 전초적

감정일 뿐이다 내일 닥쳐올 고민을 오늘 앞당겨서 미리 고민하는 것이다.

그건 혼돈의 소동에 불과하다. ... 소용도 없고 의미도 없이,

그냥 혼돈일 뿐이다...


꿈의 그림이 만들어내는 세상이 있다. 내 지식과

내 삶은 그 그림들로 구성된다


지금 이 순간 느끼는 회의는 나를 짓누르지 않으며,

내 안에서 지속 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시간의 확장에 대한 갈망을 느낀다.


나는

무조건 나이고 싶다.


산문, 일기, 고백 등등 여하튼 자기 생각을 두서있게(?) 휘갈겼다.

넓고 깊은 지식과 숨겨진 예지가 두렵고, 부럽다

그래서 사두고 찬찬히 읽으련다.

특히 "나는 무조건 나이고 싶다." 구절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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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억영화제 - 목소리 - 를 보았다.


삶은 추악하다.

보편적 시각으로 바라보기에는

서글픈 면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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