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창고에서 재즈 듣기-22마디

Michael Brecker-Michael Brecker

by jazzyhyun


Artist : Michael Brecker


Title : Michael Brecker



Record Date : December, 1986 - 1987​​


Release Date : 1987


Label : Impulse!



Personnel



Tenor Saxophone, EWI : Michael Brecker


Piano : Kenny Kirkland


Guitar : Pat Metheny


Bass : Charlie Haden


Drum : Jack DeJohnette



Track Listing



1. Sea Glass


이미 브레커 브라더스로 자신의 실력과 명성을 공고히 했던 마이클 브레커의 때늦은 솔로 데뷔작 <Michael Brecker>. 그 시작은 익숙하지 않은 간격의 멜로디가 순환하듯 빙글빙글 도는 'Sea Glass'다. 어쿠스틱 피아노 대신 케니 커클랜드의 신서사이저 소리가 낯설고 곡의 얼개가 복잡하다. 구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가 깨닫는 것은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적 중흥기를 만끽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재즈는 이토록 세련되며 고도로 이성적인 경지에 올라갔다는 사실이다. 이 곡은 일종의 '전식'으로서 앨범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어색하지만 매력적인 끌림을 제공한다. 이미 완숙기에 접어든 마이클 브레커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그리고 그가 어떤 것을 시도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훌륭한 곡이다.



2. Syzygy


많은 색소폰 연주자들에게 색소폰 트리오는 일종의 도전이자 로망 같은 것이다. 화성을 담당하는 악기를 배제하고 베이스 하나만 둔 채, 영감에 의해 펼쳐지는 사운드를 자유롭게 펼쳐내는 것. 그토록 많은 이들을 옭아맨 코드에 방해받지 않는다는 것은, 하모닉 리듬에도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 그러한 도전을 마이클 브레커는 대담하게 인트로부터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연주력과 연주적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베이스와 기타를 아예 제외함으로써 말이다. 이 곡에 코드가 아예 배제된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리프 위에서 즉흥연주가 끝나면 일련의 코드 진행이 등장해 여태껏 쌓아놓은 복잡성을 진정시켜 준다. 마이클 브레커의 시도는 본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피아니스트 케니 커클랜드에게도 이러한 업무가 주어진다. 케니 역시 한 번 풀려난 야생성을 몇 번 짖는 것으로 끝낼 사람이 아니다. 맹렬하고 강렬하게 내면에 쌓인 화성적, 비화성적 뭉치들을 풀어낸다. 단순하고 제한된 음만 쓰는 리프는 반대로 얘기하자면 크게 의미가 없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전제가 되기도 한다.


팻 메스니는 앞선 두 연주자에 비해 한결 더 코드에 천착한 연주를 보여주는데, 역시 그 다운 노련함과 침착성으로 끓어오른 분위기를 달랜다.



3. Choices


이 앨범에 참여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Super' 하다는 표현이 더 이상 잘 어울릴 수 없을 정도인데, 마이클 브레커와 케니 커클랜드, 팻 메스니, 잭 디조넷 뿐만 아니라 찰리 헤이든의 참여가 특히 적절하고 적합하다는 생각을 한다. 본 곡 'Choices'는 특히 그런 확신을 가지게 하는데, 넘치지 않는 톤으로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만 나타나는 찰리 헤이든의 베이스가 마이클 브레커의 복잡하고 논리적인 솔로를 안정적으로 보조하기 때문이다. 이 곡은 특히 전체 리듬 세션의 반주가 훌륭한데 케니 커클랜드의 컴핑과 잭 디조넷의 드러밍은 그 자체로 놓고 보아도 즉흥연주처럼 들릴 정도로 자세하며 섬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커의 솔로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이 경이롭다.



4. Nothing Personal


하프 타임 필의 마이너 블루스로 즉흥 연주자에게 꽤나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테마는 단순하며 모티브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구성이 꽤나 시크한 면모를 만들어낸다. 앨범에서 묵묵히 뒤를 받치고 있던 팻 메스니가 처음으로 선두가 되는 즉흥연주에 나선다. 크로매틱(반음계)과 멀티 토닉(다조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그의 연주는 서사 방식에서 나무랄 데가 없고 그 뒤를 잇는 마이클 브레커의 즉흥 연주 역시 그렇다. 아래에 두 사람의 즉흥연주 영상 링크와 채보 파일을 첨부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85gTAfo1Jic




5. Cost of Living


본 앨범에 수록된 브레커의 연주에서 감성적인 면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이다. 이전의 곡들이 채우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면 본 곡은 비우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찰리 헤이든의 즉흥 연주는 넘치는 법이 없고 마이클 브레커의 즉흥연주 역시 멜로디를 패러 프레이징하고 재해석하기 위해 애쓴다.


우리는 이미 마이클 브레커의 끝이 어떤지 알고 있기에 'Cost of Living'이라는 제목이 한층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토록 뛰어난 연주자도 갑자기 찾아오는 삶의 사건들 앞에서는 어떤 기술도, 해석도 할 수 없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6. Original Rays


재즈사를 돌아보면 자신의 이름 자체를 앨범의 제목으로 사용한 이들이 있다. 가장 유명한 예라면 역시 'Jaco Pastorius'겠고, 본 앨범에 피아니스트로 참여한 케니 커클랜드도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앨범의 제목으로 사용했다. 우리가 감상하고 있는 이 앨범은 자신의 이름을 앨범 제목 자체로 사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대담하면서도 그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증명이기도 하다. 마이클 브레커는 음악적 이론과 개념에 있어서도 실험적이면서 창조적이었고, 동시에 그것을 사운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창조적인 생각에 부족한 실력으로 '그저 그런' 음악가로 남는 것, 적당한 실력으로 기존의 관습에 안주하는 '낡은' 것이 되는 것 모두 두려운 일이지만, 마이클 브레커는 양방향으로 왕복이 가능한 사람이었다. 'Original Rays'에서 보여주는 브레커의 연주력과 악기 사용-이 앨범에서는 EWI-에 대한 대범성은 그가 얼마나 도전적이며 겁 없는 음악가였는지 알려준다. 더불어서, 함께하는 리듬 세션의 환상적인 보조까지 곁들여진 이 앨범은 이름 자체를 제목으로 사용하는 이들의 'Legacy'를 상징하는 명백한 징표다.



7. My One and Only Love


CD 버전으로 재발매 된 앨범에만 수록된 녹음으로, 첫 발매 당시에는 빠져있던 곡이다. 마이클 브레커와 마이크 스턴, 돈 그롤닉의 컨템포러리한 곡으로만 채워져 있던 앨범에 유일한 스탠더드 넘버로 이미 유명한 'My One and Only Love'다. 브레커 특유의 톤과 멜로디 해석으로 연주하는 스탠더드는 어쩐지 알던 곡 같지 않다.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곡이 된 듯하다. 이런 식으로 곡 전체를 장악하는 뮤지션들이 종종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마일즈 데이비스, 키스 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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