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my Flanagan - Overseas
Artist : Tommy Flanagan
Title : Overseas
Record Date : Aug 15, 1957
Release Date : 1958
Label : Prestige
Personnel
Tommy Flanagan - Piano
Wilbur Little - Bass
Elvin Jones - Drum
Track Listing
1. Relaxin' at Camarillo
찰리 파커의 오리지널로 유명한 비밥튠. 플래너건과 리틀, 엘빈 존스 세 사람이 이 곡을 어떠한 수완으로 유려하게 소화하는지 듣다가 무척이나 즐거워졌다. 업템포의 블루스를 재밌다는 듯 쥐고 흔드는 존스의 브러시, 손안에서 비밥의 언어를 유창하게 까득까득 굴려대는 플래너건, 흔들림 없이 4분 음표의 워킹 베이스를 묵묵하게 박아 넣는 리틀의 앙상블이 상쾌하다. 그들이 거스름 없는 소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매끈하기도 하고 반짝이기도 한다. 특히 플래너건의 솔로는 동시대의 여타 피아니스트들에 비해 청자들에게 친절한 소리를 들려주는데 거칠거나 찍어누르는 타건 대신 온화한 피아노 톤으로 멜로디컬한 라인을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그게 얼마나 많은 수련이 필요한 일인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2. Chelsea Bridge
이 곡을 듣기 전까지 내게 있어 플래너건의 최고 즉흥연주는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실황을 녹음한 라이브 앨범의 ‘Blue Bossa'였다. 재즈에 입문하던 당시의 추억에 빚진 셈도 있지만 그 곡에서 플래너건의 솔로는 아주 논리적이어서, 과장을 하자면 원곡의 테마 대신 그의 피아노 라인 몇 개를 집어넣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그의 ‘Chelsea Bridge'를 듣고 나서 플래너건의 최고 즉흥연주 리스트가 늘어나게 됐다. 어찌 보면 ‘Written Solo’(미리 짜인 솔로)가 일부 포함된 셈인데, BbmM7과 AbmM7이 등장하는 A 파트의 1,2 마디마다 똑같은 연주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즉흥연주보다 못하다고 여겨질 이 방식이 이토록 맘에 드는 결과를 내어준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코드에 대한 그의 탁월한 이해가 곡의 머리에 아름다운 탑을 쌓고 수를 놓았다. 그 뒤로 이어지는 즉흥연주의 논리성과 정교함은 솔로 파트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플래너건의 미적 감각을 증명한다. 아래에 그의 즉흥연주 채보 파일과 영상을 첨부한다.
3. Eclypso
1번과 2번, 9번을 제외하고는 6곡이 플래너건의 오리지널이다. 비밥과 하드밥의 흐름을 탄 그가 시류 혹은 시대의 철학을 충실히 몸으로 받아들였음을 유추할 수 있는 곡들이며 'Eclypso'역시 그 조각 중 하나다. 라틴 리듬으로 장식된 A 파트, 스윙으로 잠시 우회하는 B 파트의 구성과 짧게 끊어지면서도 유쾌한 여흥을 자아내는 멜로디가 그 당시의 전형이다. 엘빈 존스는 본 곡뿐 아니라 앨범을 통틀어 브러시 위주의 연주를 펼치며 플래너건의 부드럽고 섬세한 소리에 가벼움을 더한다. 만약 그가 스틱을 적극적으로 휘둘렀다면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상쾌함이 살짝 빛을 잃었을지도.
4. Beats Up
리듬 체인지의 코드 진행을 가진 업템포 스윙 곡으로 인트로와 즉흥연주에서 윌버 리틀의 다이나믹한 리듬을, 후반부의 트레이드에서 엘빈 존스의 전매특허인 트리플렛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트랙이다.
5. Skal Brothers
Ab 키의 블루스로 테마 연주에서 플래너건과 리틀의 콜 앤 리스펀스를 즐길 수 있는 곡. 플래너건 다운 차분한 무드에 블루스 프레이즈, 블락코드 사운드, 더블 타임 솔로 등 다양한 기교가 더해진 전형적 스윙이다. 엘빈 존스는 그의 스윙과 연주에 대해 자신의 형제 피아니스트인 행크 존스와 동급에 두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 두 사람의 이미지가 언뜻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엘빈이 그 정도의 존중을 보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며 실제로 두 사람은 말년까지 연주를 함께한 좋은 친구이기도 했다.
6. Little Rock
5번 트랙에 이어 연달아 등장하는 블루스. 곡 배치에 다소 의아함이 생기기도 했지만 리틀의 워킹 베이스 위에 플래너건과 존스의 비정형적인 연주가 얹히기 시작하면, 같은 블루스여도 얼마나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되며, 어쩌면 잇달아 등장하는 2곡의 블루스 선곡이 아주 전략적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곡이 중반부에 접어들면 리틀도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의 인터플레이를 펼치며, 세 사람은 마치 처음 만난 연주자들끼리 서로를 가늠하듯이 조심스럽게, 그러나 깊숙이 서로의 연주를 옭아맨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블루스.
7. Verdandi
F Minor 키의 Fast Swing 곡. 다소 짧은 플레잉 타임이 아쉽다. 보통 ‘Uptempo’ 보다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곡들은 ‘Fast Swing’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존 콜트레인의 ‘Countdown'이 그러하다. 콜트레인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본 앨범의 녹음 연도가 1957년, 발매 연도가 1958년인데, 문제의 'Giant Steps'가 녹음되고 발매되기 1-2년 전의 일이다. 플래너건은 콜트레인과의 녹음에서 전례 없는 코드 체인지에 일종의 흑역사를 남기게 되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그것이 플래너건 개인에게는 커다란 자극제로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미 밥의 화성과 언어에 익숙해지다 못해 정통해진 그에게 ‘Giant Steps'의 등장은 음악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유도하는 촉진제 역할을 하지 않았을는지.
8. Dalarna
아름다운 코드 진행을 가진 느린 스윙 곡이지만 코러스를 통과할 때 더블 타임 솔로와 리듬 섹션의 반응들을 추가해가며 다양한 질감을 구축해나간다.
9. Willow Weep for Me
모두에게 친숙한 재즈 스탠더드로 플래너건의 앨범이 끝을 맺게 된다. 처음과 끝은 스탠더드로, 그 사이에는 자신의 자작곡을 채워 넣은 트랙 배치도 인상적이다. ‘Willow Weep for Me' 역시 템포는 느리지만 더블 타임 솔로와 블락코드 등을 통해 마냥 느적대기만 하지는 않는다. 본 앨범의 확장판에서는 이 9곡뿐만 아니라 마지막 3곡의 ‘alternate take’도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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