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자 빅토르 Aug 31.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에필로그

8월 12일에 귀국을 하고 오늘 8월의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19일이 지났다. 아직 마음은 유럽에 있는 기분이다. 눈을 감으면 유럽에서 내가 걸었던 길이 보이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유럽에서 탔던 버스와 지하철 생각이 나고 친구들을 만나면 유럽에서 만난 친구들 생각이 난다. 무언가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대학교가 개강했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학교로 돌아갔다. 수업시간에 집중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새롭게 시작하는 9월부터는 마음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나의 다짐과 여행을 다녀온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재미있던 일들도 많았기에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쓴다.


귀국 다음 날인 13일 토요일. 아침에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을 통보받고 교회로 가서 초등부 여름 성경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이태원으로 향했다. 파리에서 만난 친구 알리다가 7월 말부터 한국에 들어와 있어서 알리다를 만나러 갔다. 7월엔 파리에서 봤는데 8월에는 서울에서 만난 알리다. 이런 감사한 인연이 생긴 것이 너무 행복하다. 웬만한 한국 음식을 다 먹어보았다고 하는 알리다를 곱창 집에 데려갔는데 알리다가 다른 것은 먹어도 도저히 대창은 못 먹겠다고 한다.

14일 일요일. 교회를 갔다가 엄마 아빠와 함께 외갓집이 있는 횡성으로 갔다. 유럽 다녀온 이후로 처음 운전을 했는데 차가 막히지 않아서 운전하기 수월했다. 1박 2일 횡성 여행. 이번 여행은 특별하게도 독일에서 내가 머물었던 이모네 가족들과 호주에 있는 삼촌 그리고 양산에 사는 가족들까지 모두 모이는 여행이라서 굉장히 설레었다. 이모네 가족들도 7월엔 독일 8월엔 한국에서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16명의 가족이 횡성에서 모여 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잔을 부딪치며 너무도 따뜻한 시간을 가졌다.

15일 월요일. 횡성에서 맞은 아침. 시골 공기를 마시며 아침을 맞이하니 굉장히 상쾌했다. 오늘은 계곡에 가서 물놀이를 하고 물 수제비를 떴다. 친척동생들이 물놀이를 하면서 신나게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도 어제처럼 고기를 먹고 술을 마셨다. 삼촌은 곧 호주로 돌아가시고 독일에서 온 가족들도 올해 더 이상 만나기는 어려운 것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가족들과 이렇게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다.

17일 수요일. 알리다가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알리다의 친구 줄리아와 함께 경복궁에 갔다. 알리다와 줄리아는 한복을 빌려 입었고 난 촬영을 맡았다. 한국인인 나보다 외국인인 알리다와 줄리아가 한복이 더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며 한복이 얼마나 훌륭한 전통의상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경복궁에서 도미닉이라는 친구도 만났는데 우리 넷은 경복궁에서 이태원으로 넘어가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홍대로 넘어가서 아주 힙한 바에 들어가서 알리다의 마지막 밤을 함께했다.

18일 목요일. 바에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했다. 자정이 넘어야 더 핫해지는 이 바는 외국인이 80프로 이상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유럽의 분위기가 그리웠는데 이곳에서 그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었다. 테킬라가 굉장히 달콤했던 밤이었고 알리다와 줄리아가 굉장히 신나게 춤을 추던 밤이었다. 우린 새벽 5시 30분까지 놀다가 첫 차를 탔다. 알리다와 작별인사를 했다. 이제 진짜 언제 볼 수 있는 친구일지는 모르지만, 우린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알리다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27일 토요일. 유럽에 가기 전 사진 동호회에 들어갔다. 유럽에 있는 동안은 출사에 참여하지 못해서 이번 출사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시간을 보내니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출사 장소는 다산 성곽길 처음 가본 곳인데 전망이 아주 훌륭한 장소였고, 그날따라 날씨도 너무 훌륭했다. 동호회 형, 누나들이 너무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라서 출사 후 뒤풀이 자리도 너무 즐거웠다. 난 인복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매일 느끼곤 한다.

나의 첫 유럽여행 시리즈는 이 글로 마무리합니다. 아무런 기대 없이 쓰기 시작한 브런치 구독자가 10명이 생겼고 제 글을 읽어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이 한 분도 없을 줄 알았는데 몇 분 계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더 좋은 글 그리고 더 여행 같은 글을 써보도록 그리고 그런 일상을 살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늘 그랬듯 오늘은 여기까지.

작가의 이전글 나의 첫 유럽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