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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내기 권선생 Apr 23. 2024

그들은 마지막까지 흔들리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사랑을 외치고 있었다

  '하트시그널'은 눈 오는 겨울이, '환승연애'는 뜨거운 여름의 장면이 그려진다는 댓글을 본 적 있다. '하트시그널'은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만나 어색함을 거쳐, 따뜻한 말투로 조심스레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환승연애는 세상에 하나뿐이었던 애틋했던 사람끼리 등장하며,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들을 토해낸다.


 제목부터 사람들의 큰 이목을 끌었던 단어, '환승' 연애. 왜 하필 '환승'연애인가 싶으면서도 호기심에 클릭했던 때가 생각난다. 놀랍게도 단 1화에 홀린 듯 빠져들어 버렸고, 다음 화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우려했던 장면은 없었다. 전부 다 헤어진 이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왜 헤어진 사람들이 여기에 나와 불편한 장면을 만드는 건가 싶었다. 



제대로 된 정리의 기회를 주는 것.



 그들에게는 X에 대한 그 어떠한 감정도 남아 있었다. 상대를 미워하는 감정이나, 또는 그리워하는 감정. 그들은 상대에게 볼멘소리를 하는 거 같았지만, 내가 보기엔 '너를 사랑해'의 다른 말일뿐이었다. 이는 방송 장면뿐 아니라 사전 인터뷰 장면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는데, 서로의 행복했던 기억을 추억하며 웃기도 하며,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며 눈물짓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끝' 또는 어떠한 '시작'이 필요했다. 그들은 서로를 완전히 놓아버릴 수 없었기에, 방송 출연을 통해 오해를 풀게 되고 서로의 감정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대화를 통해 그들은 부정했던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얽혀 있었던 것들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고, 관계를 정리해 낼 수 있었다. 새로운 인연에게로 마음이 향하기도 했지만, 꼬여있던 매듭이 풀렸기에 전 연인에게 다시 마음이 향하기도 했다. 제대로 된 정리로 새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셈이었다.




 시즌3은 단언컨대, 정말 그 누구도 결말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과연 출연하는 그들도 선택의 순간 직전까지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었을까.


 마지막 X와의 데이트에서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강하게 흔들렸고, 고민 짓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나도 단호했던 이들 조차도 이 시간이 X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지었다. 또한 마지막 날 밤이 되어서야, 한 출연자는 X가 준 첫날의 선물 상자를 열어 보았다. 19화를 보며, 많은 출연진들이 돌고 돌아 '재회'를 선택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마지막 선택까지 그들은 흔들리고 있었다.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는 거 같은 눈빛과 떨리는 목소리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불안한 눈빛 속에는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지만, 떨리는 목소리에서는 다른 형태의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시즌 3은 우리의 서툴렀던 사랑을 떠 올려보게 한다. 회차가 거듭할수록 그들의 대화 속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이 발견되곤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을 보니 출연진들에게 비난과 악플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행동했던 해답은 환승연애의 끝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그 순간 최선을 다 해 각자의 사랑을 외치는 중이었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감성에 기댄 채 서툴지만, 진실한 사랑을 외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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