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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Dec 18. 2023

나의 하루가 일 년보다 길다.

금성에서 살아가는 지구인

안녕하세요? 정윤식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에너지센터에서 함께 근무한 지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두 분은 새로운 곳으로 입주하셨고, 다른 두 사람은 에너지센터를 떠나서 한 명은 공장으로 한 명은 본사로 가셨네요. 이렇게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다시 만날 수 있겠죠?

 

요즘 아침에 일찍 출근할 때마다 동쪽하늘에 떠 있는 새벽별을 봅니다.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밝은 천체가 태양, 달이고 그다음이 바로 새벽별인 금성(비너스)입니다. 금성은 지구보다 공전궤도가 작아서,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을 중심으로 태양 동쪽과 서쪽을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해뜨기 전에 보이는 별을 새벽별이라고 부르고, 해가 지고 나서는 개밥바라기라고 불립니다.

 

금성이란 행성이 웃긴 건.. 자전주기가 243일이고, 공전주기는 225일입니다. 그러니깐 금성에서의 하루가 일 년보다 깁니다. 우리가 만약에 금성에서 살고 있다면, 하루가 일 년보다 긴 삶을 살게 될 겁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금성은 해가 서쪽에서 뜹니다. 이렇게 금성은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행성이고 크기도 비슷하지만 너무나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 연말연시라 그런지 제 느낌에 "나의 하루가 일 년보다 길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마다 아침에 새벽별과 저녁에 개밥바라기를 보면서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금성"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의 하루는 나 스스로 회전하는 "자전"에 의해서 결정되고, 나의 일 년은 태양이라는 중심점을 기준으로 한 바퀴 도는 "공전"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그러니깐 나의 하루는 "나"가 중심이 되어 살아가는 삶이고, 나의 일 년은 "중심점"을 기준으로 내가 돌아가는 삶입니다. 어느덧 지구에서의 직장생활 20년은 나로 하여금 매너리즘을 선사하고 있고, 공장장/리더 생활 만 7년이 되니, 이제는 스스로 안주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금성에서 살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나의 하루가 일 년보다 길게 느끼지고 있습니다.

 

너무 말이 어렵네요. 나의 하루가 243일이 되고, 나의 일 년이 225일 되는 "금성"에서의 삶과 점점 굿바이를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나의 하루가 1일이 되고 나의 일 년이 365일이 되는 지구에서의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해가 서쪽에서 뜨는 금성에서의 삶이 아닌, 해가 동쪽에서 뜨는 지구에서의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새벽마다 밤마다 잠깐 보는 금성이 내게 빛을 비춰줍니다. 어서 "금성"을 떠나 "지구"로 귀환하라고 말입니다.

 

연말연시가 시작되고, 어수선한 인사평가, 승진, 보직이동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녁에 함께 떠오르는 목성과 금성을 함께 보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윤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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