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에 따른 의류의 진화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미세먼지 주의보에 황사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하며,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있다. 알 수 없는 바이러스와 끊임없이 싸움을 하고 있고, 화석연료의 사용이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이 인간에게 오히려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고, 점점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나 재난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들이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금, 우리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옷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재해석해서 현실에 맞게 만들어서 입고 있다.
흔히 의류를 ‘제2의 피부’라고 표현을 한다. 옷이 사람의 신체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피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체온도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바람이나 먼지를 막아주는 역할도 하고 비와 눈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햇빛이 강할 때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도 하고 날카로운 물체나 뜨거운 열로부터 우리의 몸을 보호하기도 한다.
예전부터 우리가 입던 옷은 위에서 언급한 가장 기본적인 보호 기능이나 미적인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디자인하고 만들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기본적인 보호 기능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어 의류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하고 있다. 흡한 속건의 기능이 있는 소재도 개발이 되었고, 발열 기능이 있는 소재도 개발을 했으며 땀은 배출을 하고 외부의 비나 눈은 막아주는 소재도 개발이 되었다. 불이 잘 안 붙는 난연 소재도 있으며, 항균 방취 기능이 있는 소재도 있다. 한편 칼에 찔리거나 총알을 맞아도 보호할 수 있는 방탄 소재도 개발이 되었다.
이와 같은 의류 소재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는 동시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사람의 신체를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고전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상의와 하의가 붙어있어서 추위나 먼지 습기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일체형 점프슈트와 같은 의류도 있고, 아주 친근한 제품인 구명조끼도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의 체온을 보호하기 위한 온열 기능이 있는 워터 슈트나 구명조끼도 개발이 되었으며, 상의와 모자가 붙은 형태인 점퍼도 있다. 추운 날씨에 외부 활동을 하기 위한 온열 기능이 있는 의류도 인기가 많은 제품 중의 하나이다.
참 환경의 변화는 정말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다. 인간의 욕심이 자연의 변화를 초래하고 환경의 변화는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제부터 물을 돈을 주고 사 먹기 시작을 했는지, 실내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기보다 공기 청정기를 가동해서 미세먼지를 제거 하기 시작했는지… 그 누가 상상을 했겠는가? 이런 어이없는 현실을
다시 기능성 의류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앞서 이야기한 기본적인 의류에 특수한 기능을 추가해서 디자인된 의류를 ‘테크 웨어’라고 한다. 기술의 ‘테크’와 의류의 ‘웨어’가 결합된 용어이다. 최근에는 사람의 생체신호를 감지하여 착장의 몸 상태를 알 수 있는 테크 웨어도 개발이 되었다. 센서가 착장자의 심박수 또는 체온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바이탈 사인을 감지하여 특정 기기나 단말기로 전송하는 기능이 있는 의류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이런 때 착장자의 신체 상태를 감지하여 정보를 전송해주는 의류를 입고 있다면 혹시 모르는 긴급한 상황에 조금 더 빨리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뿐만 아니라 신체활동이 많은 운동선수들의 경우에 급격한 심박수의 변화가 빈번하게 생긴다. 이런 때 해당 선수의 바이탈 사인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있으면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수월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그 예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이다. 고령화로 유명한 일본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슬픈 이야기이지만 고령화가 진행되면 같이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치매에 대한 문제이다. 치매의 발병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노인성 치매가 아주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족 중에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경험을 한 적이 있을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외출을 하고 집을 못 찾는 분들이 종종 생기는 경우도 있다. 휴대폰이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소지품이 없는 경우에는 종종 가족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 바로 입고 있는 옷에서 신호를 보내면 해당 신호를 감지하여 착장자의 신분이나 위치를 알 수 있는 의류도 널리 보급이 된다면 가족을 찾지 못해 슬픔을 겪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타의에 의해서 마스크와 친해진 삶을 살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 그리고 아주 위협적인 바이러스들 때문에…
최근 어느 컬렉션에서 마스크와 모자 그리고 눈을 보호하기 위한 안경이 결합된 의류를 본 적이 있다. 지금의 우리 상황에 아주 잘 맞는 ‘테크 웨어’라고 생각한다. 이상한 이야기 같겠지만 최근의 환경을 생각해 보면 ‘테크 웨어’가 없었던 시절에는 참 좋은 자연환경이 있었던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