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다양한 신호를 들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다 지나가고 있는 시기이다. 여기저기서 희망적인 소식들 보다 우울하고 힘든 소식들이 너무 많이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당사자인 나도 그리 낙관적인 미래가 보이는 것은 아니므로 더욱 어두운 마음이다. 항상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고 하고 싶은 것을 했더니 그게 관심과 일의 인과관계로 이어지면서 나름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재미가 줄어들고 사건 사고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소홀하게 되고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있다가, 나중에 해야지 하는 생각이 점점 나를 지배하기 시작하는 순간이 오게 된 것이다. 진짜 처리하기 어려운 일도 그렇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나중으로 미루는 그런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상황이 나를 점점 더 압박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아서 발전도 없고 남들과 비슷한 전략과 비전으로 일을 하려고 하다 보니 점점 나의 강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존 경쟁자들과는 확실한 차별포인트를 가지고 있었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스타일로 일을 했었다. 자신도 있었고 재미도 있었다. 나와 결이 같고 소통이 잘 되는 사람들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그랬었다.
나이가 들고 귀찮아지고 매너리즘에 빠진 탓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참 생각 없이 살아온 결과인 것 같다. 항상 나를 귀하게 여기고 나를 사랑하면서 나 자신을 아끼면서 살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사는 일이 참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시키는 일도 많고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다양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 세상 사는 우리의 모습이다. 해야 하는 일이 많다는 핑계로 나를 가꾸고 잘 (?) 사는 것에 신경을 덜 쓴 탓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가 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지식을 얻는 것에 열심인 사람도 있다. 그런 여러 가지 활동을 혼자 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그들만의 즐거움을 느끼고 열정적으로 노력한다. 같은 것을 오랫동안 향유하는 사람도 있고 어느 순간이 되면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내고는 한다. 그렇게 즐거움을 만끽하고 현실의 어려움을 잊고 또 힘을 내서 현실에 맞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을 반복한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냥 마음 맞는 사람들과 퇴근 후 한잔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고 점심에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즐거움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내공(?)이 있어야 한다. 그 내공이 바로 ‘자존감’이다. 뭐 다들 잘 아시겠지만 ‘자신감’과 ‘자존감’은 다른 의미의 단어이다. 우리가 성인이 되고 나서는 누군가에게 기대서 살기보다는 누군가를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삶을 더 많이 살아온 것 같다. 청소년이나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참 자주 들려주는 단어가 바로 이 ‘자존감’이란 단어이다. 그런데 우리가 성인이 되어서 나 자신에게 적용을 잘 못했던 단어인 이 ‘자존감’이 실은 우리가 살면서 평생 마음속에 지니고 살아야 하는 말이다.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지면 자신감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여러 가지 면에서 당당함이 사라지게 된다. 당당함이 사라지면서 소극적이 되고 그만큼 삶에 대한 전투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삶에 대한 전투력이 떨어지면 참 곤란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요즘 우리가 겪는 그런 일들을 다양한 형태로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잘 떠올리지 못했던 단어인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오늘부터 매일매일 마음속에 새기면서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용두사미’인 듯한 느낌이 스멀스멀 나기는 하지만 그 방법은 각자의 몫으로 해결을 해야 할 것 같다. 다들 나름대로의 비법들이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내면의 멋을 챙겨야 외면의 멋이 난다. 겉모습을 잘 차려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멋이 잘 나기 위해서는 내면도 잘 가꾸어야 한다. 건강한 신체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고 내면의 멋을 위해서는 속옷을 잘 차려입어야 한다. 작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속옷 양말을 내 몸에 잘 맞게 챙겨 입는 것도 자신의 컨디션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일이다. 상황과 때에 맞는 적절한 속옷과 양말을 입는 것은 사소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며 ‘자존감’을 높이는 습관을 만들 수 있다면 어렵고 힘든 세상 풍파를 견딜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