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정산 에필로그
지난해 동지즈음부터 주간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10편만 써보자는 계획으로 시작했고 지난주 10편이 마무리되었다. 2월의 마지막과 3월의 첫 주 사이 에필로그까지 적으니 겨울이 물러가고 있다. 사계절을 가늠해서 놓으면 이번 책은 겨울 편이라고 이름 지어야 할 것만 같은 심정이다.
처음 주간일기를 쓰고자 했을 땐 연재할 주제를 잡을 마음에서였다. 브런치 스토리에 작가 등록을 했으니 이 공간을 적응하고 잘 활용하고 싶었다. 연재라는 방식이 낯설기도 했지만, 주제를 정하고 어울리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10편을 쓰다 보면 갈래를 정하고 싶은 소재가 생기겠지 하는 막연함이었다. 처음에는 1주일에 한번 쓸 이야기를 고르느라 마음이 분주했지만, 1주일에 하나의 이야기에서 지금은 3개의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 주간일기 방법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여긴다.
글쓰기 수업을 따로 받지 않았다. 몇 권의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을 읽었고, 작가의 북토크 자리에서 글쓰기 고민 있는 사람들 질문에 답을 들으며 기억하는 방법을 택했다. 꾸준한 글쓰기, 입말이 아닌 글말로 풀고자 하는 글쓰기, 주제를 정하지 못한 글쓰기에 고민하는 해결법으로 공개 일기를 추천했다. 공개 일기의 의미는 이렇다. 독자가 있는 글쓰기를 연습하면 입말이 아닌 문장 연습이 될 수 있다. 일기라는 방법은 꾸준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간을 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꼭 매일 쓰는 일기가 아니어도 되고 대단한 소재가 있어야 쓸 수 있는 글이 아니기도 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나만 보는 글쓰기는 오히려 부끄러워 못 쓸 수 있고 하루 이틀 만에 끝날 수 있다. 공개 일기는 가려서 쓰기도 하지만 무언의 약속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글쓰기 연습에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듣고 읽은 여러 글쓰기 방법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했기에 10편이라는 기간을 두고 썼다. 매일 기록하지 않고 주간일기 쓰는 방법으로 사진을 이용했다. 툭하면 찍는 사진을 일요일 저녁에 한번 살펴본다. 일주일치 사진을 들여다보면 사진첩 정리도 된다. 무의미하게 찍은 여러 사진 중 한 장만 남기기도 하고 정보를 위해 캡처해 놓은 사진을 버리기도 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남기고 싶은 사진을 중심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10편의 이야기를 보니 회사, 일상, 여행, 책, 운동, 취미까지 다양했지만 모든 일상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며 살고 있다고 여겼지만 써 놓은 글들을 보니 아무 일도 안 하며 보낸 날은 없었다. 주간일기를 꾸준히 적으면 나의 기록이 될 수 있지만, 조금 더 나아가 색깔이 분명한 소재로 연재를 이어 나가보려 한다. 첫 번째 브런치북으로 주간일기를 추천하며 여기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