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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의 마루 Jun 30. 2024

일이 된 취미생활

부동산 찾기도 사진 찍기처럼..

제가 가진 취미 중엔 사진 찍기가 있습니다.

고교 시절 멋진 풍경을 보며, 눈으로만 기억하기엔 아까워 한두 장 찍던 것이 취미가 되었습니다.

저의 고교시절엔 찍은 사진을 바로 볼 수 없었고,  일정한 절차에 따른 기다림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사진 찍을 준비가 되면, 대상을 정하고, 셔터를 누르기 전  몇 번 더 구도를 잡아보고, 조리개를 조절해서 심도를 맞추고, 셔터 속도를 선택하고 몇 초간 숨을 멈춘 상태에서 셔터를 눌러야 습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한 롤에 24컷 또는 36컷 하는 필름 한 통을 모두 찍고 난후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고, 하루 이틀을 기다렸다 다시 사진관으로 찾으러 가면 비로소 광택 있는 종이에 인화된 사진이 내 손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결과물이 맘에 들지 않아도 수정도 환불도 불가능했습니다.

그 후로 시간이 흘러서 겉모습은 친숙하지만, 필름이 필요 없고 화면창에서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가 탄생했습니다.

사실 저는 필카(필름카메라)에서 디카(디지털카메라)로 넘어가는 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기변을 한다는 것이 그동안 나의 오랜 친구와 같았던 필카를 배신하는 것 같았고, 한 컷도 공들여 찍던 필카에 비하면, 디카로 찍는 것은 몇 번이라도 부담 없이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왠지 정성이 빠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곧 디카의 편리함과 제성에 빠져들었습니다.

또한, 휴대폰 속으로 들어온 카메라에 열광했고, 요즘도 폰카로 일이나 취미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중개업에서도 사진 찍을 일은 더욱 많아졌습니다. 부동산 물건의 온라인 광고 비중이 커지면서 사진등록이 필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물건의 정확한 정보를 알리려는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사진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왜곡된 사진도 실제로 착각하게 된다는 오류가 생겼습니다.

오류의 예는 편집으로 실제보다 멋져 보이고 넓어 보이는 사진이 많아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임장 해서 직접 느껴보는 것인데,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상의 과 현실의 공간이  서로 공존하고 지만,

부동산 거래만큼은 오프라인에서 여유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좋은 부동산 물건을 찾는다는 것은 필카로 출사 나가서 사진 찍는 과정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원하는 부동산을 얻기 위해서 여러 번 현장에 가보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때로는 여러 번 다른 시간대에 방문해서 주변 상황을 느껴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 말입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좋은 풍경 사진을 얻을 수 없는 것 처럼,

귀찮은 일이지만, 단계를 밟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을 때 진정으로 원하는 부동산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시간을 감내해 줄 인성을 갖춘 공인중개사를 만나는 것도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과연 저는 그런 공인중개사였을까 스스로 반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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