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청소년수련관의 공기
청소년수련관이 조용해졌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체육관과 연습실이 아이들로 북적였다. 웃음소리와 음악 소리,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대화가 뒤섞여 수련관 전체가 살아 있는 것 같았는데, 개학과 동시에 그 풍경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주중 낮의 수련관은 텅 빈 느낌이다. 긴 복도를 걸어도 발걸음 소리만 또각또각 울린다. 하교 시간이 지나 늦은 오후가 되어야 아이들 목소리가 다시 공간을 채운다. 역시 아이들이 없는 수련관은 어딘가 허전하다. 속이 빈 강정 같은 느낌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수련관도 다시 분주해지고 있다. 청소년동아리와 축제추진위원회, 각종 청소년 프로그램이 새롭게 기획되고 참여자를 모집하는 시기다.
동아리는 청소년들이 직접 구성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동아리 sns계정에 모집 홍보글이 하나둘 올라오고, 면접을 본다며 수련관에 모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축제추진위원회는 발대식을 앞두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느라 바쁘다. 진로특강과 인증제 프로그램도 참여자를 모집 중인데 시작이 순조롭다. 방학 동안 신규 활동을 고민하며 준비했던 시간들이 이제야 빛을 볼 차례다.
올해 수련관에는 스물두 개 정도의 청소년동아리가 함께한다. 참여 인원만 해도 200명이 훌쩍 넘는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동아리 발대식이 예정되어 있는데, 참여 인원이 많아 체육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체육관 가득 모일 아이들을 상상해 본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청소년들이 한 공간에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수련관 곳곳에서 동아리 활동이 펼쳐지고, 웃음과 열정으로 채워질 한 해의 풍경이 벌써부터 그려진다.
청소년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 축제추진위원회에도 스무 명이 넘는 청소년이 신청했다. 기획부터 운영, 평가까지 청소년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조직이다. 지역의 청소년들이 축제장으로 모여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올해로 24회를 맞이하는 청소년축제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벌써 궁금하다.
내가 청소년이던 시절에는 학교가 삶의 대부분이었다. 학교 밖에서 이런 경험을 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지금 아이들이 이런 활동을 통해 얻을 경험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의미로든 그 시간들은 차곡차곡 쌓여 자신만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이 바빠지는 만큼 지도자들의 몸과 마음도 함께 분주해진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우리는 먼저 장을 마련해야 한다. 큰 도화지 같은 공간을 펼쳐 두고, 다양한 기회라는 도구를 준비하는 일.
그리고 그 위에 무엇을 그릴지는 청소년들의 몫이다.
본격적으로 2026년이 시작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그려 갈 앞으로의 시간이 기다려진다. 완벽한 결과보다 함께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즐거움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