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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daum Apr 04. 2022

그냥 좋은 똥광

못 먹어도 고

화투  [  花鬪  ]  -  꽃으로 싸우다


남편에게 화투(고스톱)를 배웠다.

26살  결혼해 처음부터 고스톱을 친 것은 아니다.


내 기억이 맞다면 28살 즈음  머리를 맞대고 맞고를 치기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

명절을 보내고 온 뒤에는 자주 연습한 것으로 보아.. 나의 승부욕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탁월했나 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담요를  깔아 수첩을 옆에 놓고 펜을 준비하고 우리는 패를 돌렸다.

바로 현금 박치기는 안 한다.

주거니 받거니   잃거나 따거나 기록을 해놓고 한방에 받는다.


넘사벽 5광

생 초보였던 내가 고스톱  계산을 배우고  한탕주의를 꿈꾸며 5광을 노리고, 고도리를 꿈꿨다.

초단. 홍단. 청단을 배우고  익혔다.


젊은 신랑은 밤일 낮장 이라는 말을 하며  선을 뽑고 나를 가르치려들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같은 그림 맞출 줄 만 알았던 내가  곧잘 이겨먹기도 했다.


쌓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가족들과 모인  화목한 명절 땐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저녁이면 둘러앉아 윷놀이도 하고 2차로 판을 벌이기도 했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리 잡고 앉아  패를 돌렸다.

그러나.. 첫 도전은  보기 좋게 실패.


아뿔싸, 맞고만 쳐서 광을 팔고! 들어가고! 연사! 이런 규칙은 모른다!! 무조건 치기만 했던 것이다!

거기다가 누군가가 원고! 를 외쳤는데 상대에게 좋을 패를 떡하니 내어주는 실수까지! (그것이 고박이란다.. 난 낼 것이 없어 냈을 뿐이건만)  

애증의 고도리

세월이 흘러 나는 제법 고스톱을 잘 친다.

그리고  아이들도  우리 부부와 함께 게임을 할 정도로  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 고등학생 딸아이는 그림만 겨우 맞추더니 이번 설 명절을 보내고 제대로 익혔다.

(둘째는 초등 5학년 때 익혔다.)


명절을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세뱃돈을 정정당당하게 취하기 위해 은근히 운을 띄우면 미끼를 냉큼 물어주는 둘째 녀석이다.


마지못해 해주는 척을 하며 적당히 돈을 따주고 그 돈으로 우린 저녁을 기분 좋게 시켜먹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그냥 좋은 쌍피

 모든 것은 과하면 탈이 난다.

적당히, 가족들과 의 상하지 않으며  놀이로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

.

최근 시댁에 가서는  몇 년 만에 시부모님과 놀아드렸는데.. 친정 모임에는 못 간 지 꽤 되었다.

코로나로 친정엄마와 고스톱 못 친지도 벌써 2년이 훨씬 넘었다.   친정엄마가 좋아하시는 고스톱.. 하루빨리 같이 쳐드려야 하는데.,


올 추석에는 가능할까?


엄마! 잔돈 많이 준비해놔요!

점 200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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