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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초중년생 Apr 16. 2021

Chapter 1. 음식이 주는 행복감

영화에 나오는 음식 즐기기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세 가지 욕구: 식욕, 수면욕, 배설욕. 이중 가장 첫 번째로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식욕에 관하여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에 저는 부모님께서 만들어 주는 음식을 별다른 투정 없이 먹었던 말 잘 듣는 아이였습니다. 식사는 배고픔을 채워주는 행위 일뿐, 그 이상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였는데요. 제가 처음 음식의 흥미를 갖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음식의 향도, 맛도 모두 느낄 수 없는 만화영화를 통해서였습니다. 매주 일요일, 디즈니 만화 영화에서 나온 만화 고기는 처음으로 저 음식은 어떤 맛인지 궁금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만화의 제목은 기억 안 나는데 쾌활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과 함께 커다란 칠면조 다리 같은 것을 뜯어먹는 장면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만화 고기를 통해 음식의 흥미를 갖게 된 저는 지금도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혹은 익숙한 음식을 직접 만들고, 먹으면서 행복감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즐겨보는 영화와, 즐겨 먹는 음식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리틀 포레스트: 막걸리 (남들이 배추전, 파스타, 크린 뷔릴레 등의 음식들을 말할 때 혼자 꿋꿋이 주장하는 가장 먹고 싶은 식음료는 바로바로 막걸리입니다. 겨울 술은 찬바람과 마셔야 한다면서 한겨울의 문을 열어두고 막걸리를 맛있게 마시던 주인공을 보면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먹는 직접 빚은 막걸리에 대한 로망이 듬뿍 생겨 버렸죠. 아직 직접 빚어 먹어 보진 못했지만 언젠가 누룩을 얻으면 조그만 항아리에 만들어서 마셔보고 싶습니다.)


줄리&줄리아: 가자미 요리 (버터를 듬뿍 뿌린듯한 가자미를 한입 넣은 줄리아에 행복한 미소란! 한입 먹는 순간 녹아내린 것 같은 가자미 요리를 직접 먹은 것 같았습니다. 요리 방법은 정말 간단합니다. 혈관이 막힐까 걱정될 만큼 듬쁙 넣은 버터에 손질된 가자미를 넣고, 샐러드와 같이 먹으면 환상의 궁합! 음식을 보는 기쁨도 재미지만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달라진 환경에서 변화에 맞춰 성장해 가는 모습도 같이 볼 수 있어서 N차 관람하고 있습니다.)


안경: 팥빙수 (새하얀 침구, 커다란 침대, 휘황찬란한 야자수, 화려한 바에서 즐기는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호캉스야 말로 최고의 휴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조용한 휴식을 위해 주인공이 찾아간 곳은 외딴 바닷가에 소박한 민박집. 별다른 꾸밈없는 해변가에서 주인공이 즐기던 직접 쑨 팥으로 즐기는 달지만 달지 않아 보였던 팥빙수 같은 영화입니다. 팥빙수는 정석보다는 야매로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우유를 얼린 후 갈아서 시중에 파는 팥과 연유를 넣으면 끝나는 간단한 음식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마카롱 (일명 음식 영화로 분류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형형색색의 복식과 함께 즐기는 알록달록한 디저트류들은 정말 너무 예쁩니다. 다양한 케이크를 뒤로하고 제눈을 사로잡은 건 단연 마카롱은 입니다. 한입 물었을 때의 쫀득함과, 바삭함 달콤함은 정말 행복을 수직 상승시켜주는 마법이 있습니다. 베이킹은 계략이 생명이라는 말을 듣고, 저울까지 사버렸지만 아직까지 제 마카롱은 코크는 깨지고, 모양이 울퉁불퉁합니다. 근데, 그러면 뭐 어떻겠습니까? 맛만 좋으면 되지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파스타 (번듯한 직장, 원하는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한 자택, 무능하지만 다정한 남편까지 이른바 어릴 때 제가 원하던 성인 여성의 표본이었던 주인공은 남편과의 이혼을 위해 재산을 포기하고, 커리어를 쉬며 1년간 여행을 떠나버립니다. 이탈리아에서 음식을 즐기고, 인도에서 기도하고, 발리에서 사랑을 찾은 주인공. 처음 이탈리아에서 그냥도 먹고, 치즈도 뿌려먹고, 와인과 즐기던 토마토 파스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속 음식입니다. 패티오에서 파스타를 먹으며, 신문을 읽고,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던 주인공의 모습은 제가 즐기고 싶은 주말 오후에 로망을 만들어 주었죠. 파스타는 정식으로 만들면 어렵겠지만 집에서 만들기는 정말 쉽습니다. 원하는 종류의 면을 삶고, 시제 소스를 넣어서 잠깐 볶아주면 끝입니다. 간단하지만 보장된 맛. 어떤 종류의 와인과 먹어도 그만입니다.)


영화 속에서 상상하던 맛은 아직 구현하지 못했지만, 지금도 N차 관람을 하면서 음식과 영화를 같이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감을 즐기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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