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한 몸이 말랑말랑 하게
처음 요가를 접했던 건 헬스장 한켠에서 무료로 수업하던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통해서였습니다. 몇 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봤지만 그 당시에는 별로 즐거움을 못 느꼈어요. 오히려 미디어에서 다루는 또 하나의 과대광고류로만 생각했었습니다. 체중 감량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몸이 풀리는 것도 잘 못 느꼈고, 왜 사람들은 소중한 아침시간과 저녁시간을 빼서 굳이 요가라는 것을 하는 건지. 명상 수련이라는 게 정말 도움이 되는 건지 의문이 가득했었죠.
요가의 확실한 효과를 본 것은 확실히 내 몸 어딘가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던 찌뿌뚱뚱한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여러모로 몸이 무겁고, 괜스레 짜증이 나고 온몸이 굳은 것 같은 아침. 가볍게 몸을 풀어보려는 의도로 요가매트를 바닥에 깔았습니다. 분명히 몇 번의 요가 수업을 들었던 것 같은데 역시 기억나는 장면은 몇 없었죠.
유튜브에 목, 어깨 요가를 치니 꽤 몇몇에 관련 영상이 나왔고, 저는 그나마 적당한 길이 일 것 같아 보이는 15분 분량 가량의 영상을 틀어 몸을 움직여 보았습니다. 재활치료 하자라는 시작한 요가는 뭔가 기이한 동작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차분한 목소리를 따라 하나하나 동작을 해보는 것만으로 몸이 풀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심적으로 편안한 집안, 창문에선 상쾌한 아침 바람이 불어오고, 새소리도 들리고, 헬스장에서 의무감으로 시간을 채우던 요가를 나의 위지로 시작하자 15분짜리 동영상 몇 개가 훌쩍 지나가더군요. 목과 어깨가 많이 완화된 게 느껴짐은 물론이고, 안 좋았던 기분까지 많이 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과연! 고작 15분으로 이런 변화를 주다니! 이래서 다들 요가를 하는구나 싶었죠.
몸이 느끼는 행복감이 마음에도 전달되어서 행복감이 가득해집니다. 오늘도 가깝게 있던 행복 하나를 얻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