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에 관하여 5
운동을 배우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100KG 무게의 덤벨을 들기 위해서 3KG 덤벨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인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습관도 마찬가지인데요. 습관을 들이는 단계에서 시작부터 너무 거창하게 시작합니다. 바로 100KG 덤벨을 들어버립니다. 그러니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습관을 만드는 게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 중 하나였어요. 헌데 곰곰히 떠올려보면 제가 가지고 있던 '나쁜 습관'은 만들기 어렵지 않았어요.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습관이 생겨 있었죠. 반대로 제가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할 땐 습관이 되지 않았어요. 한 달 정도 열심히 노력해서 습관이 됐다고 생각해도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면 신기루처럼 사라지곤 했죠. 그 차이가 뭘까요?
바로 난이도의 차이입니다. 나쁜 습관은 참 만들기 쉬워요. 좋은 습관은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럼 좋은 습관도 만들기 쉬울 수 없을까요? 가능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너무 간단해서 하품이 나옵니다. 바로 하품이 나올 정도로 쉬운 행동을 하면 돼요. 예를 들어 볼게요. 건강을 위해 하루 5Km씩 달리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한 학생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학생은 아마 첫날부터 5km를 열심히 달렸을 거예요.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달리기가 끝나고 녹초가 되겠죠. 다음날 근육통도 심하고 온몸이 뻐근합니다. 하지만 하루만에 포기하는 못난이가 되기는 싫어서 하루 더 시도해보려 합니다. 너무 지치고 고통스럽습니다. 결국 2km 정도로 타협을 봅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나가지도 않습니다.
만약 이 학생이 첫날 50m만 달린다면 어땠을까요? 50m 달렸다면 그 날은 성공이예요. 너무 쉽기 때문에 다음 날도 가볍게 할 수 있죠. 다음 날 또 50m를 뜁니다. 너무 쉽기 때문에 이 학생이 한 달 내내 50m를 달렸다면, 이 학생은 점점 자신감이 붙고 매일 달리기를 했다는 뿌듯함을 얻습니다. 그리고 매일 나가서 달리는 습관이 생겨요. 여기서 정말 중요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성공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습관이 되기만 한다면 크기는 쉽게 키울 수 있다." - <습관의 디테일> 中
우리는 습관을 만들 때 처음부터 거대한 습관을 만들려고 합니다. 매일 5KM 달리기 습관을 만들고 싶어서 처음부터 5KM를 뛰곤 하죠. 하지만 그렇게 하면 뇌는 보통 경우가 아닌 이상 보상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행동을 '악'으로 볼 거예요. 습관은 절대 애쓰면 안 됩니다. 그리고 습관이 되기만 하면 그 습관의 횟수나 크기는 정말 쉽게 늘릴 수 있어요. 50m만 달리면 언제 5km까지 늘리냐는 걱정을 할 수 있지만, 50m 달리기 습관이 생기기만 한다면 1km로 늘리는 건 정말 쉬우며, 1km 뛰는 게 습관이 된다면 5km는 금방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습관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1km를 달리러 나가는 건 고역이죠.
뇌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어때? 너무 쉽고 좋지? 여기서 '좋다'는 느낌이 들기 위해선 두 가지 중 하나를 해주시면 됩니다. '세계관에 미치기' 혹은 '보상'. 보상은 무조건 초콜릿이나 맥주와 같은 자극적인 보상일 필요는 없습니다. <습관의 디테일>의 저자 BJ포그는 자축하기를 최고의 보상이라고 역설하죠. 50m를 달리고 '난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라고 진심으로 말한다면 뇌는 충분히 보상받습니다.
이 방법은 너무나 강력합니다. 대신 두 가지 적이 있죠. 바로 까먹음과 의심입니다. 너무 쉬운 행동은 안 하기도 너무 쉬워요. 그렇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너무 어려운 행동만 안 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하기 쉬운 행동도 안 하기가 너무 쉽습니다. 50m 달리기? 너무 간단하기 때문에 안 하려고 하면 정말 손쉽게 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더니 그제서야 '아 오늘 50m 달리기를 안 했네!'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아주 작게 시작해서 습관을 만드는 데 이보다 강력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까먹지 않게 이런저런 장치를 마련해야 하죠.
그리고 한 가지 더, 너무 쉽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심을 합니다. '정말 이렇게만 해도 습관이 되나요?' '저는 얼른 거대한 습관을 만들고 싶은데요.' 제 경험을 미루어 보았을 때, 그리고 지금껏 읽어 온 책을 봤을 때, 작게 시작할 때 오히려 지금까지 했던 방식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습관이 됩니다. 습관이 되기만 하면 원했던 크기만큼 습관을 키우는 건 시간 문제죠. 얼른 습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오히려 습관을 만들지 못하게 막습니다. 습관을 만들 때 중요한 건 '애쓰지 않음'입니다.
지금껏 간단하게 소개해드린 습관에 대한 내용은 글에 불과합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어느 것 하나 온전히 이해할 수도, 응용할 수도 없지요. 다른 말로 하면 이 지식은 제가 준 지식이지, 스스로 발견한 지식이 아닙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습관에 관해서는 특히 스스로 발견한 것이 아니라면 인생에 하등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는 습관은 오히려 '난 분명히 알고 있는데 왜 그러지?'가 됩니다. 그러니 한번 써먹어 보시길 바랍니다.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겁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게 스스로 발견한 지식인가요? 그게 스스로 발견한 지식이 아니라면, 그것을 옆으로 치워두세요. 당신이 행하고 있는 것이 당신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인가요? 당신은 정말로 가슴 깊은 곳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들리나요? 그렇지 않다면 단 한 순간도 낭비하지 마세요.
- osho
얘기가 나온 김에, 스스로 발견한 지식과 그렇지 않은 지식. 내가 행하고 있는 것이 나의 의지에 따른 건지, 아니면 남들이 주입한 것인지에 관하여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독서에 관하여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