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볏단보다 못한 내 정신상태.
정희 : 나만 굴러가고 있지 않은 느낌.
그래서 가끔 새벽에 문 앞에 나가서 앉아있어.
나도 같이 굴러가고 있는 것 처럼 느끼고 싶어서.
- 나의 아저씨 중 -
나는 극중 이선균같은 멋진 아저씨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도 , 이 빌어먹을 지금도 나는 참 편안하지 못하다.
지난 여름 폭우와 태풍을 온 몸으로 견뎌낸 황금 들판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구름 조금낀 파란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린다.
출근길에 그 풍경을 보면 참 자괴감이 든다.
나는 올 해도 뭘 하였는 지 모르겠다.
그저 이름모를 잡초마냥 늙어가는 것 같아 운전 중에 눈물이 난다.
멋지지는 않더라도 그냥 자연인으로라도 살고 싶었다.
그게 잘 안되나 보다.
나는 스스로 설 수 없는 존재.
늘 누군가를 의지하고 내 처지를 기대야 한다.
아직 덜 컸다.
덜 여물었다.
나의 추수는 아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