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단요 창비
둘째에게 책 한 권을 주었다.
여름방학 동안 주제에 맞는 책 한 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리스트의 책 제목들을 보니, 모두 기후위기에 관련된 책들이다. 집에 이미 몇 권의 책이 있었지만, 다이브는 그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라 구매했다.
늘 내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주었는데, 이번에는 아이부터 읽게 했다.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책의 내용을 말해달라 요청해 보았다.
나를 닮아 책 내용을 얘기하면서 스스로 점점 흥이 돋는 아이를 보며 ‘그래, 역시 피는 못 속이는구나’ 싶어 웃음이 살짝 터졌다.
‘그래그래, 참 열심히 읽었구나. 이야기도 어쩜 그리 맛깔나게 잘하니? 엄마도 기대된다. 그럼, 이제 독후감도 열심히 써 보자.‘
책장을 열고 첫 페이지를 보는 순간, 내 눈에 동공지진이 일어났다.
“물론 새벽 배송을 올 택배 기사는 없었다.”
아니, 잠만. 님?! 이거 온난화로 쫄딱 망해버린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책이라고요. 생존이 왔다 갔다 하는 판국에 새벽 배송이 안 된다는 말에 이렇게 심장이 쿵쾅쿵쾅 뛸 일이냐고요?
이상 배보다 배꼽이 큰? 아니, 이상하게 튀어나와 버린 독서 전 감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