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발견작가 May 03. 2024

푸딩_11.이젠 한 집식구가 다 된 느낌이다

푸딩과 지낸 지 4주 차에 접어들었다

이젠 한 집식구가 다 된 느낌이다

나의 일상을 기억하며 짧게 다녀오는 외출에 담담하다


운동을 가거나, 마트를 가려고 현관문을 나서는 나의 뒤로 얼굴을 들이밀었던 푸딩이 이젠 멀찍이 떨어져서 외출하는 나를 처다만 본다


매번 다치지 않도록 슬로우로 닫으며 현관문 틈으로 서로의 얼굴이 조금씩 잘린 이별을 하곤 했다


푸딩에게 믿음과 신뢰를 얻은 기분이다


밤 9시가 되면 푸딩은 자기 침대로 들어가 밤 잠에 들어간다

어찌나 잠도 잘 자는지 늦게 퇴근하는 남편의 인기척에만 잠시 일어나 짖고는 다시 밤 통잠을 이어간다


난방이 없는 하노이 아파트라 방안의 공기가 새벽이 되면 더욱 차갑게 서늘해진다


나는 그 남아 전기장판으로 침대의 이불 속을 춥지 않게 자고 있긴 하다


이불 밖으로 나온 얼굴이나 손이 약간 서늘해질 즘 어찌 알고 푸딩이 나의 몸을 올라탄다


젤리처럼 늘어지고 나의 몸에 찰떡같이 붙는다

오늘도 나의 목덜미며 가슴 위나 정수리 머리 부분까지 올라와 따뜻함은 물론 기분까지도 좋게 해 주었다


새벽 산책을 다니며 요즘은 뚱도 적당한 장소에서 누기 시작했다

처음엔 소변을 몇 번 누고 다른 영역 냄새만 맡았더니 이젠 자주 자신의 영역을 남겼고 뚱까지 시원하게 봤다


초코와 푸딩이 거사?ㅋㅋㅋ를 다 치르면 더욱 가볍게 산책하는 것 같다


 나도 사실... 화장실에서 장을 다 비우고 나면 시원해서 기분까지 상쾌해서 뭐든 다 맛있게 먹게 된다


어제는 오랜만에 호박 수프를 만들었다

뭐든 잘 먹는 푸딩이어서 호박 수프 먹일 생각을 깜밖했었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시기 인지라 초코와 푸딩을 따로 먹여야만 했다


도대체 씹기는 하는 건지, 푸딩은 빛의 속도로 먹고는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며 먹는 초코에게 달려든다


그러다 보니 초코 근처로 못 오도록 철통 보안을 하며 보초까지 서게 되었다


못 오르는 곳이 없다 보니 먹는 장소도 매번 바꾸기도 했다

소파에선 쿠션으로 사방을 가리기도 했다


한 번은 식탁 의자에서 초코가 밥을 먹이고 있었다


의자 등받이 사이로 초코의 밥그릇 겉면이라도 핥으려고 뒤 발이 애절한 까치발이 돼서는 동동거린다


냠냠 다 먹은 빈 그릇을 남기고 초코가 떠난다

혹시라도 남은 밥이 있을까 싶은 마음을 빨리 단념시키려고 나는 푸딩에게 빈 그릇을 보여주기도 했다


안쪽 그릇에 달라붙은 야채라도 먹겠다며 연신 핥고 또 핥으며 그릇을 더욱 깨끗하게 처리했다


그 모습이 짜~~ 안 해서 간식을 몇 번 더 주곤 하지만 푸딩에겐 간에 기별도 안 가는 것  같았다 ㅋㅋㅋ


푸딩의 일상 중 초코와의 놀이가 빠질 수 없다

장난꾸러기 푸딩은 그냥 혼자서 쉬고 싶은 초코를 자주 건드렸다


처음엔 그냥 몇 번의 경고 조치로 푸딩에게 신호를 주었지만 초코의 반응에 재미가 붙기 시작한다


'아아앙~~ '귀엽게 짖는 소리까지 내며 초코 뒤꽁무니를 건들고 계속 따라다녔다


초코도 '이쯤~~ 되면,,, 나랑 한 판 붙자는 거지요~~'한다


본격적인 놀이가 시작되면 초코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게 올라간다

장난감이 투입되면 서로 잡아당기며 가지려는 힘 대결이 된다

맨몸으로 붙게 되면 싸다구는 기본, 목덜미며 다리를 주로 공격하며 거세게 놀게 된다


키도 크고 덩치가 큰 초코이지만 아무래도 나이가?ㅋㅋㅋ 있다 보니 패까지 자극한 호흡을 힘들어하며 수시로 도망을 다녔다


가만히 도망가도록 보고만 있을 푸딩이 아녔다

어디든 바짝 따라가고 추격하며 쉴 틈을 주지 않았다


한바탕 놀이가 끝나면 특별한 격려의 악수도 없이 서로가 멀찍 감치 떡실신 모드로 바뀐다


가만히 초코와 푸딩이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서로에게 강담되는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게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귀찮고 불편하고 시끄럽지만 같이 지내면서 즐거움이나 편한 점도 함께 공존하게 되니 말이다


푸딩이 집으로 갈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푸딩이 내게는 사랑만 가득 주고 있어서 오래오래 푸딩이 생각날 것 같다


ㅎㅎㅎ 어찌나 귀엽고 웃기던지 뒤 다리는 올라가지도 못했다 ㅋㅋ
넘사벽 넘어로 한 없이 초코를 보고 있는 푸딩 ㅎㅎㅎ


이전 19화 푸딩_10. 순서와 질서 그리고 기다림의 경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