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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발견작가 May 01. 2024

푸딩_10. 순서와 질서 그리고 기다림의 경험

오늘 새벽 산책은 다른 날보다 서둘러 다녀왔다

아침 일찍 새로운 아기 강아지가 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푸딩이 처음 도착한 첫날에 잠시 만났던 송이를 또 만나게 되었다

그때 기억으론 송이의 성격이 만만치 않아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푸딩과 아주 정신없던 기억이 났다


송이가 오기 전 새벽 산책도 쉰나게 하고 아침밥도 든든히 먹였다


오전 일찍 깨발랄 송이가 도착했고 예상대로 푸딩과의 케미는 정신없는 만남이 시작되었다


초코와 놀고 싶어서 자주 초코를 귀찮게 하던 푸딩의 일상에 송이의 등장은 즐거움으로 보였다


보자마자 덮치고, 앞발을 들어 올리며 송이의 앞 얼굴을 공격하며 넘어지고 엉키고 뒹굴었다

앙칼진 송이가 지고 있을 리 없었다

작은 체구임에도 절대 지고 싶지 않겠다는 결의로 자기 몸에 두 배가 되는 푸딩을 앞발로 푸딩의 목을 강타했다


앞이고 뒤고 위고 아래고 분간하지 않고 서로의 몸이 엉키고 위태로워 보였다

푸딩과 송이의 격렬한 썰전이 위험한 수위로 오를까 불안한 마음으로 조마조마했다


작은 장난감? (1회용 수저를 장난감이라고 해야 하는지...ㅎㅎㅎ 모르겠지만 ) 하나에 서로가 가지려고 잡아당겼다

서로 물고 뜯고, 깨물고, 잡아당기는 놀이를 좋아하다 보니 나는 간단한 장난감을 하나씩 나눠 주었지만... ㅋㅋ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맛있어 보이나 보다


상대가 물고 다니는 장난감을 빼앗으려고 지칠 때까지 포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송이가 너무 숨이 차는지 캑캑 기침을 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다 보면 잠시 타임아웃이 돼서 푸딩도 납작 엎드리며 더위를 식혔다


쉴 만큼 쉬었다 싶으면 또다시 하던 일을 다시 하듯 송이와 푸딩은 불꽃 전쟁을 했다


거센 공기의 흐름을 끊어주기엔 간식만 한 게 없다 싶었다

간식 통을 흔들어 소리를 내면 어찌 이 소리가 간식인 줄은 알고 오는지 초롱초롱 맑은 눈망울로 나에게 쪼르륵 달려온다


순서와 질서 그리고 기다림까지 경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있다


푸딩은 간식을 먹기 전 초코가 기다리고, 앞 발을 주는 모습을 본 이후로 시각적 교육의 힘을 보여 주었다



"초코~~ 앉아....

 푸딩 :(이렇게 말하면 옆에서 조용히 푸딩이 앉았다)


"초코~~ 기다려...

 푸딩 : (그냥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줄 때까지 가만히 움직이지 않았다)


 "초코~~ 손~~..

푸딩 : (초코가 빛의 속도로 빠르게 앞발을 주는 모습을 얼떨결에 본다)


초코의 행동을 자주 보여 주며 푸딩에게도 시도해 보았다

처음엔 그냥 앉더니 내가 "푸딩 앉아" 그러면 바로 나의 싸인대로 행동했다


그리곤,


 "기다려... 푸딩... 그렇지 .. 잘 하네"

 푸딩 : (중간중간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푸딩.. 손..."

 푸딩 : (처음엔 무슨 말인지 잘 모르다가 내가 앞 발을 톡톡 건들며 인위적인 악수를 해 주었다)


 "푸딩... 손..."

푸딩 :  (두세 번 반복을 하다 보니 어느 날 즉각적으로 잘 하기 시작했다


 "초코~ 푸딩~~ 간식 먹자`~~"

나는 닭 가슴살 구이면 간식 통을 흔들기도 하고 고구마인 경우엔 접시를 보여 주었다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동자를 흔들며 초코가 입맛을 다신다

몇 번의 경험으로 푸딩도 앉아서 조용히 기다린다


 "초코~~ 손, (초코 입에 간식을 넣어 준다)

"푸딩~~ 손, (푸딩 입속으로 쏙쏙 넣어 준다)


어찌나들 맛나게들 또 후딱 먹어 치우는지 정말이지 매번 의문이다 씹기는 하는 건지 말이다 ㅋㅋㅋㅋ


오늘은 송이도 왔고 해서 오전 웰컴 간식을 주었다

삶은 고구마를 송이와 푸딩용과 초코용으로 다르게 썰어 놓고 모두를 불러 모았다


아이고~~~ 아이고~~~

우리 송이가 정신이 없다 ㅋㅋㅋ


그동안의 연습과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푸딩이 의젓하게 간식을 기다렸다

어찌나 이쁘던지 ㅎㅎㅎ


요즘 들어 우리 푸딩이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항상 나의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푸딩의 온기가 느껴져 좋긴 한데.. ㅎㅎ 발이 너무 저리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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