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달콤 쌉사름한 40대 신혼일기
실행
신고
라이킷
42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흙표범
Nov 27. 2023
시어머니가 시아버지 차를 안 쓰는 이유
(부제 : 아빠가 보고 있다)
나는 아직
'
시댁
'
이 낯설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나도
시댁은
어려운
존재다.
시부모님이 좋은 분이라는 걸 안다는 것과
편하게 느끼는 것은 다른가 보다.
나는
이런 감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연애 5개월 만에 결혼해서 매일 보는 에코도
가끔은
낯설 때가 있는데,
하물며 결혼 전에 두 번
정도
뵀던
그의 부모님이
결혼을
하며
가족으로 묶였다고 '짠'하고
편해지고 친해질 수는 없지 않을까.
착한 며느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예쁨을 받고
싶은
욕망
도 없는 나는,
시댁에 갈 때마다
조용한 미어캣이 되곤 한다.
함께 하는
시간이
켭켭이
쌓이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어머니에게
궁금한 것이 생겼다.
대놓고 물을 수는 없지만,
내 기준에서는 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노령의
시부모님은 각자 차를 가지고 계신다.
가정주부이신 시어머님은 5년
된 준중형 승용차를,
이미 한참 전에 은퇴하셨고, 칠순을 넘긴 아버님은
일 년 전쯤 전기차로
바꾸셨는데
,
특이한 건,
어머님이 친구를 만나러
나가시든
,
우리가 사는 세종까지 혼자 오시든
간에
연료비가 저렴한 전기차를 타지 않고,
본인의 준중형 휘발유차를
타고 다니신
다는 점이었다.
아버님은 유지비가 저렴해서 전기차로 바꾸셨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쓰시기에
대부분 아파트 주차장에 서
있는데도 말이다.
궁금하게 생각하며 보내길 거의
반
년째,
아버님이 드디어 화두를 던지셨다.
"
우리
차도 얼마 안 타는데, 차 두대가 웬 말이야.
전기차가 유지비가 저렴하니,
당신
차는
팔자"
그 말을 들으신 어머님은 발끈하셨다.
"냅둬 내차는! "
5초 후 말을 이어가셨다.
"아들 차 빌려주면, 지금 어디 있네, 어디 지났네
이렇게
확인하는 거 다 알고 있는데
내 일거수일투족도 다 감시하려고?"
그 상황에서
가장 당황한 건 우리였다.
연애초기, 부모님도 모르는 비밀연애였지만,
전기차를
빌려
에코와 함께 갔던 해운대,
대천 해수욕장을
아버님은 다 알고 계셨다니...
우리의 숙소마저도 아셨겠구나 싶어서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맙소사...
에코도 당황했는지 아빠에게 물었다.
"운전하고 있으면 어디로 가는지 다 보여요??"
아버님은 별 것 아니니 걱정 말라는 듯이 얘기하셨다.
"3km 내에 차가 있으면 어디 있는지 보이는 게 다야,
충전할 때는 내 카드로 쓰니까
어느 충전소에서 결제했는지
는
알
지"
아뿔싸.
평소
에코는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을 음성으로 하는데,
(
인식을 못해도 그는 열 번 이상을 반복하기도 한다)
아버님도 음성을 쓰신다니...
부전자전이다
.
앞으로 나도 내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시어머님처럼
조심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keyword
시댁
일상
전기자동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