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강박증 엄마와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한평생 아버지를 원망하셨지만, 결국 '운명'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정리하셨다. 엄마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다른 분이 계셨지만, 운명은 예측할 수 없다. 아버지와의 우연한 만남,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의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식 전날, 엄마는 기억에 남는 꿈을 꾸셨다.
하얀 새로 변한 엄마는 새장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밖으로 나가려 할 때마다 문이 닫힌다. 다시 시도해본다. 문은 또 닫힌다. 누구인가 싶어 얼굴을 보았을 때 그 문을 닫는 손은 내일이면 남편이 될 아버지다.
그 꿈은 엄마의 마음속에 깊은 여운으로 남아있다.
“그때 알았어야 했어. 내가 그렇게 살 운명이었다는 것을.”
엄마는 때때로 그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
결혼 후, 엄마의 이전 약혼자는 불운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정말 운명이라는 것이 있을까?
지금의 내 결혼 생활을 생각하면, 엄마의 그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새장 속에서 날고 싶어하는 새처럼.
호기심 많은 엄마는 나와 닮았다. 엄마는 다재다능하다. 요리도 잘하고, 뛰어난 색감, 그리고 타고난 센스까지. 엄마의 재능이 아깝다. 엄마만의 일을 했다면 큰 성공을 이루셨을 것이다. 나는 엄마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해보시라 권한다. 이 나이에 뭘 하냐며 손사래치시지만 호기심은 여전하시다. 그 호기심은 나에게도 전해졌다. 엄마 덕에 어깨너머 배운 것들도 많다.
엄마는 말씀하신다.
“나처럼 살면 안 돼.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남편, 애들 눈치 보면서 하고 싶은 거 참지 말고 가고 싶은데 있음 가고, 먹고 싶은 거 있음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만나러 가봐. 내가 건강한 동안 도와줄테니. 내가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너 도와주고 싶어서 아직 있는 거야.”
엄마는 새장 속에서의 벗어날 수 없었지만, 딸에게는 열린 문 너머의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길 원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