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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는 분만 후 며칠동안 분비되는 엄마의 선물이다.

초유는 분비형 면역글로불린 A, 락토페린 등의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by 정유지

꼬물이 품고 앉아 젖가슴 물린다

유즙을 춥춥 빨다 스르륵 잠이 든다

울 아기 귀한 내 보물

무럭무럭 커다오

-정유지의 시, 「초유初乳」 전문


오늘의 화두는 ‘초유初乳의 힘’입니다. 초유는 분만 후 며칠 동안 분비되는 젖(유즙)입니다. 초유의 기간은 산후 첫 유즙, 산후 5일째까지, 분만 후 1주일 이내, 산후 열흘 이내 등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 인간의 초유는 이후에 분비되는 모유에 비해 약간 노란 띠가 있고, 양도 조금밖에 나오지 않지만, 이 중에는 분비형 면역글로불린 A, 락토페린 등의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신생아의 목이나 소화 기관에 면역과 살균을 도와줍니다. 노영임 시인의 '초유'를 소개해 봅니다.


“저마다 눈 하나씩 달고

두리번거리는 나무 촉수들

봄비가 물뿌리개처럼

쪼르르

마른 숲 적시자

쫍! 쫍! 쫍!

오므렸다 폈다

어린 것들

젖 빨듯”

- 노영임 「초유初乳」 전문


노영임 시인은 아기들의 본능적 움직임을 나무들의 촉수로 봤으며 봄비를 나무들의 초유로 비유하며 엄마의 자화상을 역설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모유가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 봤지요. 모유 중에서도 출산한 지 단기간에 나오는 초유가 최고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지요. 초유엔 수십 종의 면역물질이 성숙유(출산 1개월 이후의 모유)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풍부하지요. 갓 태어난 아기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물주와 엄마의 선물입니다.


초유의 효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튼튼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초유 먹은 아기가 설사, 복통 등 소화기 질환과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덜 걸린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초유는 나무들에게 봄비 같은 존재입니다. 초유를 아기에게 준 엄마와 같은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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