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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Jan 31. 2023

마스크의 대중화가 미친 영향

[보글보글 매거진] 글놀이 '마스크'

저는 코로나 이전부터 출퇴근 시에는 꼭 마스크를 썼었습니다.

제게 왔던 분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하게 할 목적이었었죠.


유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출퇴근 시에 아는 분을 만날 확률이 아주 많기에,

일일이 인사하기도 그렇고,

"지난번에 내 아들이 갔었는데 좀 어땠어요?"라는 등의 질문을 받게 되면 너무 난감하기 때문입니다.

워낙 많은 분들을 만나다 보니, 솔직히 얼굴은 알아도 이름이나 상세 내용은 모르거든요.


당시에는 길에 있는 사람 중 마스크 쓴 사람은 저 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모두 이상하게 봤을 가능성이 있죠.

코로나로 인하여 마스크를 모두가 썼을 때, 저는 심리적으로 참 편해졌습니다.


일할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었습니다.

왠지 마스크를 쓰면, 제 앞에 앉아계신 분께 실례를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죠.

치과나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주로 입 안을 들여다보므로 마스크를 썼었지만,

안과 의사들은 눈을 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없었죠.


그러다가,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하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조금 답답한 느낌이 있었지만

마스크를 쓰고 진료 보는 것이 얼마나 편한 것인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얘기할 때 실수로라도 침을 튀길 수 있는 것이 방지되었고(하루 종일 일하고 나면 마스크에서 침 냄새가 날 때가 있으니, 아마 그동안 숱하게 침을 튀기지 않았나 싶어요),

제 입이 보이지 않으니 더 편하게 설명을 할 수 있더라고요.(제가 앞니가 많이 벌어져 있습니다.^^)


단점은, 서로의 표정이 보이질 않으니 대화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출퇴근 시 마스크를 쓰고 다녀도 저를 다 알아보신다는 것. 난감합니다.^^

병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폐지되어도 저는 마스크를 계속 쓸 것입니다.

코로나가 제게 가져다준 큰 이익입니다.(이제는 마스크를 써도 이상하게 보는 분들이 없으니)


겨울에 시력검사나 안저검사를 할 때,

렌즈에 습기가 차서 검사가 힘들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으시라고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전혀 쓰지 않았던 그 마스크를

벗으라고 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혹스러워합니다.

세수를 하지 않은 분, 위에만 화장을 한 분들은 어떻게든지 벗지 않으시려 하지요.

난감합니다.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 이런 난감한 상황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지만,

실외마스크를 아직도 대부분이 쓰고 다니시는 것을 보면,

실내마스크도 당분간은 쓰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마스크로 인하여 보호되는 것이 참 많으니까요.


마스크를 쓰면 이상하게 보던 때가 있었고, 쓰지 않으면 나쁜 사람 취급 받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거나 모두를 정상으로 보게 되었지요.

한 가지의 편견은 없어진 듯 합니다.

참 좋은 일을 했네요. 코로나가.


사람의 관상에서 하관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마스크가 대중화되고 나서 알았습니다.

마스크를 벗었을 때,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관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아주 많더라고요.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선을 보고 결혼한 남녀가 있었는데,

첫날밤 남자를 본 여자가 기겁을 하여 이혼을 요구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얼마동안 살아나 보지.^^


마스크 착용이 힘들거나 싫어하는 분들을 제외하고

마스크는 언행을 좀 더 자유롭게 해 주고, 여러 면에서 상당히 편리함을 제공했습니다.

당분간 마스크의 매력에 더 의존하지 않을까 싶어요.


심하게 땀을 흘리거나, 침을 튀기지 않는 한

마스크 하나를 한 달 가까이 쓰고 있으니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지 않아서

이왕 쓰기 시작한 것,

저는 아마 평생 함께할 듯합니다.

마스크 엄청나게 많이 사놓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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