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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Nov 05. 2021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책을 촉구한다!

지난달 10월 30일에서 31일에 걸쳐 2021년 로마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의 화두는 단연 ‘탄소중립’으로 표방되는 '온실가스 감축'이었다. 탄소중립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더 증가하지 않도록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으로 지구의 기후 위기를 막기 최소한 노력이다. 회의 결과는 ‘의미 있고 효과적인 조치를 촉구한다’는 문구를 최종 공동성명문(코뮈니케)에 반영한 것뿐이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80%가량을 차지하기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도출되어야 했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전까지 ‘생명의 순환’을 통해 지구의 탄소중립은 잘 유지되었다. 식물이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이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를 탄수화물로 바꾸고 산소를 배출한다. 그러면 동물은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생명 활동을 유지하고, 그 안에 들어 있는 탄소와 대기 중의 산소를 다시 결합하여 이산화탄소와 물을 배출한다. 동물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식물에 흡수되어 음식과 산소가 되고, 식물(또는 식물을 먹은 동물)을 먹은 동물은 다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하지만 18세기 중반에 시작한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의 농도가 증가해 왔으며 최근 들어 그 증가세가 가파르다. 전체 온실효과의 65%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의 예를 들면 지구의 평균농도가 산업혁명 이전에는 280ppm이었지만 2019년 409.8ppm을 기록하였다. 화석에너지 사용과 시멘트 생산 등 인간 활동과 동⋅식물의 호흡 과정, 유기물의 부패, 화산활동 등 자연 활동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머무르는 시간이 100~300년으로 길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과 해양 흡수로 배출된 양의 약 60%가 제거되고 나머지 40%는 대기 중에 남아 온실효과를 부추기고 있다.


     


온실효과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존 틴들(John Tyndall, 1820. 8. 2~1893. 12. 4)이었다. 실험과학자로 유명했던 틴들은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는 데 대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지표면의 토양과 물에 열을 가하는 태양 에너지는 주로 가시광선의 형태로 도달한다. 빛을 받아 온도가 올라가 토양과 물은 에너지 일부를 대기 중으로 반환하는데, 이때 방출되는 복사열은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이다. 틴들은 지구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대기가 어떻게 흡수⋅복사⋅보관하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다.


틴들은 끓는 물에 담근 육면체 구리 덩어리에서 적외선을 발생시켜 기체로 채워진 길이 1.2미터짜리 수평 튜브의 한쪽 끝에서 온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질소나 산소 기체를 향해 방출된 적외선은 거의 99퍼센트가 아무런 지장 없이 통과해 튜브 끝의 온도가 상승했다. 그런데 수증기나 이산화탄소 기체의 경우 온도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공기 중 수증기와 이산화탄소의 함량을 크게 낮춰도 그 효과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틴들은 비슷한 실험을 여러 차례 반복한 후 “대기 중에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섞여 있으면 적외선 흡수 능력이 15배가량 증가한다”고 결론 내렸다.


틴들의 실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대기 중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는 태양 에너지를 가두는 역할을 한다. 온실가스가 무조건 지구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대기 중에 온실가스가 없으면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 적도의 평균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 함량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더 많은 복사열이 대기 중에 갇혀서 온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피할 길이 없다.


온실가스 배출원은 에너지, 산업공정, 농업, 폐기물 등으로 구분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주된 배출원은 에너지 부문이다.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총 온실가스의 87%에 달한다. 멀리 더 빠르게 가기 위해 자동차를 이용한다. 이때 휘발유 1kg을 연소하면 약 4.4k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1kg을 연소하면 약 3.7k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난방을 위해 천연가스 1kg을 연소하면 약 5k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온실가스가 급증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인간의 필수적인 생명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외하면 인간에 의해 발생한 온실가스는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인간의 습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편리를 버리고 산업혁명 이전의 과거와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인간이 편리에 길들어진 탓도 있지만, 가난과 질병이 만연하고 평균 수명이 35세가 채 되지 않았던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온실가스라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산업과 문명이 발전하여 인간 생활의 질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다.  

많은 연구 덕분에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전략들이 수립되어 추진되고 있지만 부족하기 짝이 없다. 일례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태양광⋅풍력⋅조력 등의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목표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에 도달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최근 수소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비록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기는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확충도 신중히 검토해 볼 만하다. 반드시 과감한 정책적 결단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지구와 인류의 미래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미적거리다가는 인류는 되돌릴 수 없는 재앙에 직면할 것이 뻔하다. 이제는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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