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 맞추기는 자신을 바로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핏(Fit)은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핏이란 옷의 맵시를 말하는 게 아니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그룹 또는 그룹과 그룹 간의 맞춤을 말한다. 취업의 전선에 선 지금 나는 나와의 핏이 맞는 기업을 찾고 있다. 기업 역시 그럴 것이다.
핏은 왜 중요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이란 팀 단위로 행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팀이 잘 굴러가려면 구성원들 간의 시너지가 중요하다. 시너지란 개인(1)과 개인(1)이 만나(+) 그 이상의 결과물(>2)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경우 핏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비효율을 안게 된다.
나는 무한도전을 즐겨보곤 했다. 지금까지도 내 기준에서 그 만한 예능 프로그램이 없다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의 특집 중에 조정 편을 기억한다. 왜 갑자기 조정 이야기를 꺼내는가? 조정은 팀원 간의 핏이 중요한 대표적인 경기이기 때문이다. 2011년 4월 23일 방영된 조정 특집 2화에서 무한도전 멤버들끼리 3:3 스페셜 이벤트 경기를 갖는다. 한 팀은 힘이 센 멤버들 만으로 구성되었고, 다른 한 팀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멤버들로 구성되었다. 예상대로 첫 시작과 동시에 힘이 센 팀이 앞으로 치고 나간다. 그러나 결국에는 호흡만 맞추자는 리더 멤버의 외침과 이를 따르는 나머지 멤버들의 핏으로 인해, 힘 만을 앞세운 팀을 따돌리고 경기에서 이기게 된다. 그야말로 핏이 이루어낸 승리였다.
이러한 핏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팀원들에게 솔직하게 전달해야 핏을 올바르게 맞출 수 있다. 나는 최근 이것을 코드스테이츠 그로스 마케팅 팀 프로젝트 때 경험했다. 그 당시 내가 속한 팀은 나를 포함하여 두 명으로 구성되었다. 프로젝트 첫 미팅 때 우리는 서로의 장점과 약점을 공유했다. 참 다행으로 서로의 장점이 서로의 약점을 커버해 줄 수 있었다. 나는 글쓰기에 자신 있고 디자인에 자신 없는 반면, 상대는 디자인에 자신이 있고 글쓰기에 자신이 없었다. 이에 프로젝트 발표 때마다 상대는 발표 장표를 디자인했고, 나는 그것에 맞게 대본을 만들고 발표를 했다.
또한 성향에서도 차이가 났다. 상대는 자신의 의견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추진력이 강한 일명 '트럼펫형'이라면, 나는 조금 템포를 늦춰 타인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일명 '책형'에 가까웠다. 그래서 미팅 시 상대가 주도적으로 주제에 대해 끌고 나갔다면 나는 중간중간 방향을 점검하며 뒤에서 밀고 나갔다. 이러한 핏으로 우리는 팀 프로젝트에서 만점을 받았다.
나는 우리의 성공이 정말 우연히도 서로가 서로를 커버할 수 있는 역량과 성향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장단점을 알고 있었고, 이를 서로에게 공개한 것이 주요했다. 만약 역량과 성향이 맞지 않다면 팀을 재구성하도록 건의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게 여의치 않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며 프로젝트를 끌고 갔을 것이다.
갈등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갈등은 팀 내 불화를 일으켜, 팀으로부터 에너지를 빼앗아가고 비효율을 건넨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그것이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핏을 올바르게 맞추는 길의 시작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