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에 찍어서 함께 먹는 소바 맛도 그런대로 좋았다. 그런데 우리 일행을 흠뻑 빠지게 했던 것은 음식점에서 바로 보이는 바다였다. 바로 내려가면 손을 담글 수 있는 거리에서 찰싹 거리는 푸른 바다는 끝이 없이 아시무락했다. 창 밑에 피어있는 노란 국화꽃이 바닷물 철석거릴 때마다 같이 흔들리고 있었다.
따뜻한 마차도 즐기고 흔적도 사진으로 남겼다.
우리가 가야 할 “아타미 다이칸 소”는 앞으로 이십 분만 달리면 된다고 한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창밖을 볼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높은 곳에 위치한 다이칸 소는 꼬불 꼬불한 길을 한참이나 올라갔다.
가이드는 지그재그로 핸들을 능숙하게 돌리며 거뜬하게 높은 곳도 올라 챘다.
드디어 도착했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곳으로 소문난 곳이라 자국민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외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체크인이 끝나고 방으로 안내한 직원을 따라 들어갔다. 복도를 통해서 가는 길 오른쪽에는
산에서 정원으로 내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왼편에는 넓은 정원과 연못이 있는데 어둑해진 때라 자세히 볼 수가 없었지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황홀했다. 창호지로 붙어 놓은 미닫이 문과 다다미로 되어 있는 바닥을 보니 정말 전통 일본식이구나 하는 느낌이 확 들었다.
벌써 우리 짐은 직원들이 우리 방에 가져다 놓았다.
새벽부터 달려온 터라 피곤했다. 먼저 온천을 하고 난 뒤 저녁밥은 일곱 시에 먹기로 했다.
남탕 여탕은 파란 천과 빨간 천으로 구분해 놓았다.
그런데 날마다 남탕과 여탕이 바뀌는 게 헷갈리기도 했지만 그 이유는 나중에 알 수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탕 안에 들어서니 알맞은 온도에 몸을 맡기고 노천탕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바라보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저녁은 일본식 전통 가이새끼 코스 요리였다.
앙증맞은 접시와 그릇에 몇 점씩 나오는 음식에 갖은 멋을 냈다.
일식은 아름다움으로 먹는다더니 정말 그 말이 맞았다.
배부르게 저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높은 곳에 현대식으로 지어진 호텔 객실의 불빛과 밤바다가 조화를 이루며 빛나고 있었다.
오늘 새벽 다섯 시부터 움직였던 우리 일행은 내일을 위해서 창호지 미닫이 문으로 휘황찬란한 야경을 닫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