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캠프

by 유미애

윤!


네가 중학교 다닐 때 엄마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네.


“엄마, 친구들이 재미로 나쁜 일을 하자고 했는데 나는 하느님 믿으니까 그러면 안 된다고 했어.”


그 말을 듣고 엄마는 참 기뻤단다. 어릴 때부터 성당에 다녔고 하느님의 말씀이 네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생각을 했단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나쁜 일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네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냈지. 성당 주일학교 다니면서부터는 신부님과 선생님 말씀을 참 잘 듣는 아이였단다. 우리가 기도를 잊고 밥을 먹으려고 하면 기도하고 밥 먹어야 한다고 말하며 작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 후 밥을 먹기 시작했지. 엄마가 부모이긴 하지만 네가 엄마를 제대로 가르칠 때도 많았단다. 이런 작은 일에서도 너는 배운 대로 실천하려고 했어.

너희는 성당 캠프를 아주 재미있어했단다. 너도 예외는 아니었지. 초등학교 4학년 캠프였을 거야. 네 몸에 열이 났지만 너는 캠프를 가고 싶어 했지.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갔다가 열이 나서 돌아왔던 일 기억나지. 넌 그날 아주 슬퍼했단다.

사랑하는 딸!

네가 중학교 때 우리 가족은 성당에서 가족 캠프를 갔잖아. 그때 잔디밭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아직도 거실 한쪽을 자리 잡고 있단다. 그 가족캠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했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도 했던 캠프였지.

네가 사랑했던 막내 동생을 잃어버려서 가족캠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잖아. 석윤이를 찾아서 다행이지 그때를 생각하며 지금도 아찔하단다. 다음 날 저녁에는 가족 장기자랑을 했지. 함께 했던 모든 가족이 모여서 각자의 재능을 뽐내는 자리였는데 우리 다섯 가족은 춤을 추며 노래를 했던 것 같아. 다행히 너희가 열심히 춤을 추었고, 특히 네 동생 서윤이가 어린데도 춤을 잘 추어서 많은 박수를 받았고 상까지 받았단다.

그날 밤에 캠프의 하이라이트 캠프파이어가 진행되었고 모든 사람이 빙 둘러서 재미난 놀이를 했고 모든 가족은 깔깔거리며 행복했단다. 캠프파이어가 절정을 이룰 때 몇 사람이 가족에게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이 있었고 너도 편지를 낭독했지. 너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편지를 읽었고 엄마는 네 편지에 눈물을 흘렸다. 엄마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를 들었고 네 편지는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단다. 네 편지 내용은 엄마와 아빠의 얘기와 너를 키워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지. 그 날 네 감사의 편지는 평생 잊지 못할 사연으로 엄마 마음에 잘 저장되어있단다. 그 캠프는 너희만 재미있었던 게 아니란다. 너희들을 재우고 또래 엄마들과 학사님과 함께 기타를 치면서 즐겼던 밤은 대학 시절로 돌아간 듯 낭만을 느끼게 했던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밤이었단다.

즐겁고 행복했던 캠프의 마지막을 즐기고 다음 날 미사를 드린 후 선물 뽑기 시간이 돌아왔지. 우리 가족은 충분히 즐겼고 욕심내지 않았잖아. 그런데 자전거 한 대가 걸려있던 1등 상을 서윤이가 뽑았어. 갑자기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단다. 정해놓고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말을 엄마가 들었단다. 우리 가족은 춤춰서 상을 타고 뽑기 해서 자전거를 탔기에 그런 농담을 들을 만도 했지. 네 동생 서윤이가 금손이었던 거지.


윤!

잊지 못할 행복했던 가족캠프였지. 너와 함께했던 행복했던 순간들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나. 너희와 더 많이 여행하고 더 많이 함께 해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후회된단다. 앞으로는 너희와 함께 여행할 시간을 기다리마. 만날 때까지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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