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활동

by 유미애

윤!


독서 활동을 엄마와 함께했던 시절 기억나니? 그때 정말 재미있었지. 엄마가 지금 생각해도 아주 열정적으로 너희들과 함께했던 시간이었어. 너희도 모두 재미있어했고 엄마도 온 힘을 다해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지. 여러 팀을 가르쳤는데 처음 시작했던 너희 팀이 가장 재미났고 기억에 남아.

네 동생을 아파트 아주머니께 맡기고 일을 하려 했지만 아주머니 말씀이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다 아이 죽이겠다는 말을 듣고 엄마는 일을 포기했다. 네 동생이 엄마와 떨어지는 순간부터 울기 시작해서 3일 동안 계속 보채고 울었다고 하더라. □윤이의 상태를 보고 엄마는 네 목소리가 허스키해진 이유를 알았단다. 그렇게 가기 싫어하던 어린이집을 강제로 보냈으니 엄마가 없었을 때 계속 울었고 목소리가 그렇게 된 거지. 정말 미안했단다.

□윤이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니 엄마는 집에서 할 일을 찾았고 학생들을 모아 독서 활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첫 팀이 네 친구와 상우와 상수 쌍둥이 형제가 함께했던 환상적인 팀이었지. 형제는 공부를 뛰어나게 잘했고 너는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였지. 상우와 상수 어머니는 아이디어가 반짝이던 너를 아주 부러워했고 두 아이 모두 너에게 자극받는다고 좋아하셨어.

그때 책을 읽고 토론하고 활동했던 것, 앉아서 활동만 한 것이 아니라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많은 것을 체험했었지. 숲 전문가를 초빙해서 광릉내 수목원에 가서 나무에 관해서 공부했고 아차산에 올라 개미집을 찾아보면서 숲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공부했어. 상황을 만들어 대본을 직접 만들어 연기도 하고 시도 짓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했었다. 보름에는 직접 쥐불을 만들어 쥐불을 돌리는 독후활동을 하면서 우리의 명절에 대해서 알아갔지. 방학 때는 우리 집에 모여 1박 2일을 지내면서 밤늦도록 양껏 놀아도 보았고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옆 아파트에서 조용히 해달라고 경비실을 통해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지. 우리가 그렇게 시끄럽게 논 줄을 엄마는 몰랐단다. 너희의 두뇌는 그때 아주 창의적으로 움직였을 거야. 글을 쓰다 보니 재미났던 그때 생각이 나서 엄마는 계속 미소 짓는다.

이곳에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많은 활동을 했고 그 당시에는 암기 위주의 공부 방법에 익숙해 있던 아이들에게 획기적인 독후 방법이었지. 특히 상우와 상수 어머니는 컴퓨터로 뽑아야 하는 자료를 직접 뽑아주시는 열정까지 보여주셨고 엄마가 진행하는 수업방식을 아주 좋아하셨단다. 일기 쓰는 방법도 다양하게 배웠지. 늘 쓰던 줄글 외에 4컷 만화, 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루한 일기를 재미난 놀이로 만들었잖아.

네가 쓴 일기를 보고 담임선생님께서 이런 것은 일기가 아니라고 일기장을 집어던졌다고 했단다. 엄마는 틀에 박힌 교육을 하는 담임선생님이 답답했지만, 곧 선생님께서 변하셨어. 네 글솜씨가 뛰어나다고 어린이 작가로 만들고 싶어 하셨지. 지인 동화작가 선생님께 동화 쓰는 것을 배우게 하시겠다는 것을 너와 엄마가 원하지 않아서 이루어지지는 않았어. 처음에는 혼을 내시던 선생님께서 너를 아주 아끼셨단다. 3학년이 끝날 때 너에게 특별히 어린 왕자 책을 선물해 주셨다. 훌륭한 작가가 될 거라고 하시며 엄마에게도 직접 전화를 주셨단다. 넌 그런 대단한 애였어. 너희가 그때 배운 독서 활동이 너희 삶에 기초가 되어 살아가는 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해.

상우·상수 부모님은 엄마의 공부방법이 마음에 든다고 둘의 다른 공부까지 맡아달라고 하셨지. 엄마는 가르치고 너희들은 즐겁게 배움을 이어갔다. 그러다 상우·상수는 유학을 가게 되었고 유학을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화가 와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아이들의 말을 전했단다.

“엄마, 우리 캐나다 학교에서 배우는 거 유미애 선생님이 가르치는 방식하고 똑같아요. 그래서 쉽게 적응할 수 있어요.”


상우·상수 어머니는 몇 년 후 한국에 나오셔서 두 아이의 안부를 전하며 만나서 다시 감사의 인사를 했단다. 너도 다 큰 어른이 되어서 말했잖아.


“엄마, 내가 글을 잘 쓰고 창의적인 것은 옛날에 엄마한테 독서 공부를 배운 덕분이야. 왜냐하면 내가 책을 열심히 읽었던 것도 아닌데 그쪽으로는 잘하잖아.”

글을 쓰다 보니 엄마의 자랑처럼 되어 버렸는데 자랑을 하려고 쓴 것은 아니고 독서활동을 하면서 열린 생각과 창의적인 활동으로 너희들이 얼마나 재미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해 말을 하려는 거야.


사랑하는 윤!

엄마는 글을 쓰면서 자꾸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너도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럴까?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엄마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고 그것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닫는다. 윤,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는 네가 외롭고 힘들때 이때를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기 바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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