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연인

by 유미애

윤!

네가 처음 댄의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 엄마는 사진만 보고도 마음에 들었단다. 그 후 영상으로 통화하면서 아름다운 외모와 부드러운 목소리에 또 한 번 반했지. 사람까지 좋으니 안 좋아할 수가 없었단다. 더구나 내 딸이 사랑하는 남자인데 엄마는 너를 믿는 만큼 댄이 좋았어. 네가 댄과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마치 엄마가 연애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재미나고 즐거웠단다. 먼 곳에서 가족을 대신해 줄 댄을 만났으니 엄마는 안심이 되기도 하고 그가 고마웠단다.

댄이 처음 우리 집에 인사 오던 날 우리 가족은 거실에 환영 문구를 달고 너희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고 댄을 맞이했지. 전날 엄마는 처음 너를 만날 때만큼이나 긴장되어 잠을 설쳤단다. 영상으로 통화까지 했지만 새로운 우리 가족이 될 댄과의 첫 만남은 기쁨이었다. 댄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영어로 쓰인 환영 인사를 보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하더라.


우리 가족은 아름답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외국인에게 첫눈에 반했지. 잘생긴 외모에 훈훈한 인상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사윗감을 데려와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차린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것도 좋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마음도 좋았어. 엄마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 손짓 발짓해가면서 소통하는 게 답답하기도 했지만, 너희들과 함께한 시간이 아주 즐거웠단다.

댄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와 음식 등 한국의 모든 것을 좋아했었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국을 사랑하게 된 거겠지. 한국 TV와 영화에 나오는 연예인 이름까지 알만큼 한류에도 관심을 보여서 그 모습이 기특했단다. 댄이 한국에 올 때마다 함께 갔었던 익선동과 서촌 등 한국의 정서가 남아 있는 모든 것을 신기해하고 좋아했잖아. 댄이 한국이 좋다며 엄마와 나눈 대화를 기억해 볼 게

“엄마, 나 한국에 살고 싶어요.”

“한국에서 뭐 하면 살 거니?”

“노래방 하면 돼요. 재미있어요.”

엄마는 배꼽 잡고 웃었고 농담이라도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웠단다. 그곳에 없는 노래방이 아주 신기했나 봐. 너희들의 안정되고 좋은 직장을 관두고 한국에 온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 고민해보자는 말을 하고 끝냈지. 너희들이 한국에 살면 엄마도 좋겠지만 그동안 쌓은 커리어를 없애가면서 한국에 살라고 말을 못 하겠더라.

마산 외할머니 댁에서도 재미나고 신나고 즐거웠지. 너희들이 온다고 엄마의 친정 가족들이 다 모였지. 함께 진해 벚꽃축제 갔던 일, 회를 먹었던 일, 참 많은 추억을 남겼구나. 외할머니 댁에서도 댄의 인기는 최고였지. 온 가족이 예의 바르고 인상 좋은 댄에게 환호했잖아. 외할머니와 이모 외삼촌이 공통으로 엄마에게 한 말이 있단다.


“댄 사람이 참 괜찮아. 윤이가 사람 보는 눈이 있네.”


할머니는 좋고 싫음을 잘 표현하지 않으시는데 댄이 아주 마음에 드셨는지 참 좋아하셨단다. 엄마는 댄을 좋아해 주는 친정 식구들이 고마웠단다. 참고로 네 아빠를 처음으로 데려간 날 식구들은 결혼을 반대했고 할머니는 엄마를 붙들고 우셨단다. 조건 좋은 남자들 다 마다하고 하필 네 아빠냐고.....

사랑하는 딸!

너희가 떠나기 전날 댄이 엄마와 할 얘기가 있다고 우리 둘만 조용히 방에서 얘기했단다. 댄과 엄마는 번역기 파파고에 의존해서 대화를 이어갔단다.

“엄마, 나 윤을 많이 사랑해요. 결혼하고 싶어요. 허락해주세요.”


이 멋진 남자가 네 남편이 되고 엄마의 사위가 된다는 데 망설일 이유가 어디 있어. 엄마는 바로 허락했단다. 아낌없이 사랑하면서 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내 딸의 사랑하는 남자가 엄마에게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해서 아주 기뻤단다. 그날 댄은 호주로 돌아가면 너에게 줄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문할 거라고 엄마에게 말했어.

윤아 엄마는 댄이 네 남편이 되고 우리 가족이 되는 게 참 좋단다. 너희의 아름다운 결혼날을 기다리고 기다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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