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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유 Dec 19. 2021

삼십 대의 독립

집 꾸미기 1탄


올해 2021년 4월, 독립을 했다. 부모님 댁에서 나와 자립을 하게 된 지 벌써 반년이 넘었다. 한동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는지 이제야 올 한 해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 같다(물론 게으른 탓도 있었고).


20대 중반부터였던가. 30살이 되기 전에는 꼭 독립을 하겠다고 거의 독립만세운동을 외치고 다녔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 준비가 되진 않았다. 부모님 집에 살면서 차곡차곡 독립 준비금을 모았었고 어느덧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별 기대 없이 회사 근처 동네에 부동산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을 찾아가서 혼자 집을 보러 다니는데 원하는 조건은 내 예산으로 택도 안되더라. 최소 3억은 있어야 서울에서 깨끗한 투룸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냉혹한 현실을 실감하는 데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하루에 한 5곳 정도 둘러보니 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일단 투룸은 포기하고 1.5룸으로 줄여보자, 역에서 그렇게 안 가까워도 되니까 깨끗한 곳으로 찾아보자.. 하면서 그렇게 한둘씩 원하던 조건을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부동산을 돌아다닌 지 단 이틀 만에 운명처럼 내가 원했던 그런 곳을 찾았고 보자마자 계약을 했다.



부모님은 갑자기 이틀 만에 집을 구했다니까 처음에는 조금 황당해하셨지만 그래도 집을 둘러보시더니 안심을 하셨다. 그렇게 나의 첫 독립은 순식간에 속사포로 이루어졌다.



이사 전날 엄마와 함께 치른 작은 제사. 나도 나이가 들면 이런 제사를 직접 손수 치르게 될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의 곤도 마리에 씨의 의식을 떠올리며 집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내보려 했다.




3월 중순에 부동산 계약을 하고 4월 초에 바로 입주를 했다. 집이 오래된 빌라가 평수가 널찍하게 나와 투룸 치고도 넓은 편이라 사야 할 가구가 많았다. 침대, 식탁, 안락의자, 행거 등등..


그렇게 한 달 동안 택배 받는데만 시간을 다 보낸 것 같다.


서재 겸 작업실로 쓰고 있는 작은 방. 다행히 근무 중인 있는 회사가 재택이 가능한 곳이어서 근무하면서 이삿짐 정리도 틈틈이 병행할 수 있었다.
큰방. 막 이사했을 당시에는 침대밖에 없었다.
우리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공간. 부엌 겸 거실. 창이 넓어서 햇살이 정말 잘 든다.


동네 뷰지만 정말 만족스러운 뷰. 서울에서 이렇게 탁 트인 곳에 살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하다.



부엌에서 바라본 안방과 화장실.



집 계약부터 이사까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부모님 집에서 통근을 했었다는 사실이 꽤 낯설다. 벌써 새로운 집에 완벽히 적응을 했나 보다. 반년 넘게 새로운 집에서 살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한동안 거의 오늘의 집 어플에서 살다시피 살았던 것 같고(이건 사실 현재 진행형이다...), 혼자 살면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자 운동도 인생에서 제일 열심히 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홈파티도 하면서 코로나 시국에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도 종종 이어갔다.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한 해였나..? 유튜브도 하고 블로그도 하고 하고 싶은 것은 참 많아서 입으로만 떠들었는데, 이제는 진짜 실천에 옮길 때가 되었다. 형태가 블로그든, 유튜브든 꾸준히 라이프스타일 관련해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보려 한다. 각 공간별로 얼마나 인테리어에 진심인지 최대한 표현해보려 한다. 이 포스트가 첫 시작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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