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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상 클로이 Mar 26. 2022

015 마케터가 좋은 경험을 만들어 내는 방법

우리는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합니다. 특별한 경험이든 일상적인 경험이든 그 경험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 내죠. 그렇기 때문에 좋은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하는 마케터에게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케터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떻게 더 좋은 경험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평소에 어떤 경험들을 하고 계신가요?
좋았거나 나빴던 경험도 나눠주세요!

도밍고

보통 마케터들은 핫하고 새로운 장소에 많이 가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그렇진 않아요. 제품이나 툴을 써보고 싶은 경우엔 바로 사서 많이 써보기도 하는데 유독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대한 흥미가 없더라고요.


최근에 도수치료를 받고 있는데 바로 머리 위에 있는 조명만 전구가 나갔더라고요. 그래서 왜 안 갈았지라는 생각을 하는데 누워서 치료를 받다 보니 누워있는 사람을 위해서 일부러 빼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어요. 치료해주는 선생님께서 그걸 알아줬다고 너무 좋아하셨어요. 저는  배려가 담긴 디테일한 부분들이 강렬한 경험으로 남더라고요.


반대로 나쁜 경험은 가이드를 따르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경우인 것 같아요. 물건을 구매하려면 반드시 줄을 서서 순서대로 구매해야 하는 매장에 갔는데 저보다 뒤에 오신 분들이 새치기를 해서 물건 구매를 하시더라고요. 근데 점원분이 아무런 제제를 안 해서 물어봤더니 저처럼 줄 서는 게 맞다고 말씀하시고는 여전히 조치는 똑같은 걸 보고 지키는 사람이 바보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기준에선 최악의 경험이었죠.


클로이

가보고 해 보는 경험에 집착하는 편이라 많이 찾아다녀요. 오히려 제품을 사서 경험해보는 건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요즘 유행하고 핫한 곳은 줄을 서더라도 꼭 가봐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여행지에 가서도 새벽부터 새벽까지 돌아다니는 스타일입니다.


한 번은 콘서트 예매를 한 적이 있는데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져서 취소가 됐어요. 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 뒤에 문자가 한통 오더라고요. 예매한 사람들을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에 초대하는 내용이었는데 사실 이미 표는 모두 환불받은 상태였죠. 원래 공연하기로 한 장소에서 진행된 콘서트에서 좌석에 예매자 이름을 다 붙이고 카메라로 보여주며 감사인사를 하는 모습이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반대로 한 번은 미용실을 갔는데 제 머리를 해주는 디자이너 분이 다른 스텝분들에게 너무 막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머리를 하는 내내 기분이 나빴던 기억이 있어요. 저에게 직접 잘못한 게 아닌데도 그 모습을 보는 내내 불편하더라고요. 심지어 머리 스타일은 매우 마음에 들었음에도 그날의 경험은 좋지 못한 경험으로 남아있는 거 같아요.



저는 조금 특이한데 성향 자체가 목적지나 결과가 정해져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웨이팅을 해야 하거나 목적지 없는 경험을 좋아하진 않는데, 반대로 목적지까지 가는 루트를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걸 좋아해요. 루트가 다르면 거기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아무래도 플랫폼에서 경험을 주로 하는 편인데, 한 번은 중고거래를 하기로 해놓고 제가 일을 하느라 약속 시간을 까먹은 거예요. 요즘엔 앱 내에 알림 기능이 있어서 설정을 해두었는데도 푸시를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돼서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바로 거래하기로 한 분께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빠르게 도착해서 거래를 했어요. 아이폰 기본 이어폰을 판매하러 갔는데 구매하러 나오신 노신사분이 "젊은 사람이 알람을 못 들을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직접적으로 서비스에서 좋은 경험을 한 건 아니지만 서비스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따뜻한 중고거래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빴던 경험은 카쉐어링을 하게 되었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에 계기판에 이상 표시가 뜨더라고요. 근데 동승자도 없고 목적지에 거의 다온 상태라 우선 고속도로를 빠져나와서 쉐어링 업체에 연락을 했어요. 타이어 기압에 문제가 조금 생긴 것 같다고 확인을 부탁드렸죠. 근데 통화하시는 분이 계속 화를 내시는 거예요.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연락해야 하는데 왜 말을 안했냐는 이야기를 하시면서요. 자초지종을 설명했음에도 계속 화를 내셔서 저는 직원분의 차를 빌려서 고장을 낸 줄 알았습니다.



좋았거나 나빴던 경험을 실제로 업무에서 적용해 본 경험이 있나요?

클로이

사실 이 질문을 듣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일을 늘 열심히 했는데 생각을 해보면 일에 치여서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서 뭘 했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나마 생각나는 건 예전에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한 적이 있는데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구매하는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구매하는 분을 위해 항상 손편지를 넣고 포장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러면 항상 후기에 손편지 감사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고 후기도 잘 써주시더라고요. 물건 자체는 만 원 이하에 아주 소소한 물건이었는데 말이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일을 하다 보면 늘 놓치는 것 같아요. 사실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게 본질이잖아요. 근데 일을 쳐내기 바쁘니까 본질을 잊게 되는 것 같아요.


도밍고

앞에서 제가 나쁜 경험을 이야기할 때 착한 사람이 손해 보는 게 아주 별로라고 이야기했는데, 나쁜 경험을 저희 고객들에겐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특히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소위 말하는 진상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반대로 지키는 사람이 바보가 되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 기준을 명확히 하려고 해요.


고객이 불편을 느끼고 컴플레인을 제기했을 때도 상황 수습을 먼저 하기보단 고객의 감정에 공감을 먼저 하려고 합니다. 그런 부분들이 사소한 것 같지만 고객 입장에선 훨씬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저는 특정한 경험을 실무에서 풀어본 사례는 아닌데, 앱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서비스 내 문구를 작성할 일이 많아요. 특히 앱 내 문제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제 경험에 빗대어 문구를 작성하고 있어요. 사실 고객 입장에선 오류가 왜 발생했고, 어떻게 수정하는지는 관심이 없어요. 그냥 내가 서비스를 언제 제대로 이용할 수 있고, 난 뭘 하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궁금할 뿐이죠. 


에러 코드를 그대로 적어둔다던가 알 수 없는 용어들을 적어두는 건 고객 친화적이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시부터 이용이 가능한지, 고객님이 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이야기해주고 양해를 구하는 게 고객이 듣고 싶은 메시지겠죠.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클로이

오늘 주제는 여러모로 반성을 많이 하게 되네요.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일을 할 땐 CS 쪽에도 관여를 하다 보니 VOC를 많이 들었거든요. 가만히 있어도 들을 수 있고 VOC를 들었을 때 마케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지를 많이 고민하고 반영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더 큰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고 분업이 명확해지다 보니 그냥 내 업무에만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실제로 고객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 게 입사 초반에 고객 후기를 찾아본 게 전부네요. 반성을 많이 하게 되고 이런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조직이 커지고 마케팅 조직이 세분화되어도 결국 고객에 집중해야 하고 좋은 경험을 만들어야 더 크고 좋은 브랜드가 될 테니까요. 팀원들과도 이야기를 해봐야겠습니다.


도밍고

팔리는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고 싶어지는 마케팅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파는 건 우리 입장이지만 사고 싶은 건 고객 입장이니까요. 말을 할 때도 고객 언어로 말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한 것처럼 원칙을 건드리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원칙이 없거나 원칙이 무너지는 경우 누구에겐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나쁜 경험을 줄 수 있으니까요. 


좋은 고객 경험을 만드는 건 마케터 혼자 할 수 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CS팀이나 마케팅팀이 VOC를 가장 많이 듣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내부에 잘 전달해줘야 해요. 전쟁에 나간 군대로 치면 첨병과 같은 역할이죠. 고객이 어떤 이야길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경험을 만들 수 있을지 데이터를 모으고 인사이트를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팀원들에게 잘 전달하는 게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휴 Hugh
마케팅 잘하는 방법보단 끊임없이 '왜'를 묻는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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