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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상 클로이 Apr 05. 2022

016 영감! 왜 불러?

지난 15화에서 ‘좋은 경험을 만들어 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영감’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결국 마케터들에게 경험이란 일의 ‘영감’을 얻기 위함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 멤버들과 함께 ‘영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합니다.



‘영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느낌 혹은 단어가 있나요?

도밍고

한 번 인식된 단어는 관련된 내용이 들리면 계속 떠오르기 마련이잖아요. 최근에 이승희 님의 '별게다 다 영감'이라는 책 광고를 보기도 했고 주위에서 추천도 많이 받았어요. 이 때문인지 '영감'이라는 단어를 이승희 님이 가져간 느낌이에요. 영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단어에 대한 어떤 느낌이 떠오르기보다는 사람이 떠올랐어요.



저도 똑같이 이승희 님이 생각났어요. 영감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별게 다 영감'이라는 책 제목부터 생각났고, 그다음은 '마케터의 영감 노트' 책이 생각 났어요.


클로이

저도 처음에는 이승희 님이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나서 의식적으로 배제하고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저는 '영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수나 작곡가들이 갑자기 악상이 생각나서 분주하게 핸드폰에 허밍으로 녹음하거나 가사 또는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장면이 생각나요. 영감은 반짝하고 갑자기 나타나는 느낌이 있어요.



여러분이 정의하는 ‘영감’이란 무엇인가요?
영감(靈感) :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기발한 착상이나 자극


도밍고

"영감은 씨앗이다."

씨앗은 심고 난 후 어떻게 가꾸냐에 따라 잘 자라기도 하고 제대로 크지 못하고 죽기도 하잖아요. 영감도 어떻게 가꾸고 활용하냐에 따라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며 다양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영감은 씨앗과 같다고 생각했어요.


"영감은 일상을 아카이빙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읽은 것을 잘 활용했을 때 '영감'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그 자체만으로는 영감이라고 부르지 않죠. 어떤 소재를 가지고 나름대로 해석해보고 그 내용을 실제 또는 머릿속에서 적용해봐야 '영감을 얻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일상을 언제든 꺼내서 확인해보고 변주하기 위해서 아카이빙 한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클로이

"영감은 카드 패이다."

똑같은 카드를 가지고 누군가는 이기는 판을 만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카드를 꺼내보지도 못한 채 패배해요.  영감도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는 거지만 그걸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게 진짜 영감이 되거나 또는 단순한 정보에서 끝나느냐가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나에게 영감이 되었던 문장이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저는 소설이나 영화에서의 장면이나 대사를 언제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저장해두는 편이에요.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대사들은 대부분 함축적이지만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직관적인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직관적이다.'의 의미는 보거나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그 장면을 떠올리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에요. 그런 관점에서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대사는 매우 직관적이죠. 누구나 공감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저에게 좋은 영감이 되고 있어요.


도밍고

최근에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곰곰이 고민해봤는데 의외로 아이돌 음악이었어요.

아이브(IVE)라는 아이돌 그룹의 ELEVEN(일레븐)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 중에 "1, 2, 3, 4, 5 ,6, 7  You make me feel like 11"이라는 가사가 나와요. 노래를 듣다가 왜 일곱까지 세고 바로 일레븐으로 넘어가지?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찾아봤어요. 알고 보니 축구에서 '최고의 성적'을 뜻하는 단어가 베스트 일레븐이라고 하더라고요. ELEVEN(일레븐)이라는 노래도 '너를 통해서 나는 더 완벽해졌다.' 이런 의미를 내포한다고 해요. 이 노래 덕분에 저는 이제 '일레븐'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처럼 흘러가는 단어를 캐치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이 과정도 저에게는 영감이었어요.



클로이

“우리는 예단하지 않는다. 나의 상식과 경험이 항상 옳지 않다.”

최근 인간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사람 일이라는 게 항상 내 뜻대로 되는 게 없잖아요. 그래서 한참 힘들어하는 와중에 저희 회사의 ‘일하는 방법’을 쓱 보고 있는데 이 문구가 갑자기 혼자 확대되면서 저에게 확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와 동시에 '그동안 내가 했던 생각이나 불만이 참 오만할 수도 있겠구나. 일을 못하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가능성을 함부로 예단하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나중에 잊어버릴까 봐 얼른 포스트잇에 적어서 모니터 앞에 붙여놨어요. 이렇게 나에게 어떤 자극이나 아하 모먼트를 주는 것도 영감이라고 생각해요.



영감을 얻기 위해 또는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영감을 얻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는 편은 아니에요. '영감을 얻어야지!' 한다고 해서 영감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일상을 잘 사려고 해요. 일상 속에서 스스로 ‘왜’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생각해요. ‘왜’에 대해 고민하면 상대의 의도를 제 나름대로 생각해볼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저라면 어떻게 했을지까지 생각하게 돼요.


도밍고

일반적으로 '영감을 얻다.' 또는 '영감을 찾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그래서 생각해보면 영감이 보통 스스로 굴러 들어오는 것 같지는 않아요. 노력 없이 가만히 얻어지는 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지 거창할 필요 없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거나 감탄을 조금 더 많이 하는 정도의 노력이면 될 것 같아요.

저는 길거리를 걸을 때 최대한 간판을 많이 보려고 해요. 자신의 가게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간판에 어떤 네이밍을 했는지, 글꼴이나 컬러는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 관찰하고 혼자 해부해봐요. 누군가가 답을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그런 과정이 저에게는 영감이 되고 자산이 돼요. 이처럼 길을 걸으며 핸드폰을 보는 대신 간판이나 주위를 둘러보는 정도의 노력만 있다면 영감을 얻기 위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클로이

새로운 시각 또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일상을 조금 벗어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같은 공간에, 같은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면 생각이 갇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괜히 한 번씩 새로운 장소에도 가보고 직장 동료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저의 일상과 루틴을 조금씩 벗어나요. 그러다 보면 새로운 시각이나 자극들을 만나게 되고, 그 자극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요. 우리가 함께하는 이 스터디도 일상을 벗어나 영감을 얻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좋은 영감을 내 일에 잘 적용하는 방법이 있나요?  

저는 문학작품이나 영화 등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게 만난 영감들을 최대한 ‘상(像)’으로 남겨두는 편이에요. 글이나 이미지로 남겨뒀을 때보다 이미지로 기억하면 더 쉽게 떠오르고 또 다른 상황에 쉽게 적용해볼 수 있어요.


클로이

이전에는 괜찮은 영감들을 메모하기도 하고 이미지로도 남겨보기도 했는데 그냥 쌓이기만 하고 막상 잘 열어보지 않더라고요. 내 일에 적용할 것이 필요해 메모장이나 앨범을 열면 생각보다 별로인 것도 많았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좋은 영감이 자연스럽게 날아가도록 그냥 둬요. 그리고 남아있는 것들을 가지고 제 일에 적용해봐요. 남아 있는 것 중에서 괜찮은 아이디어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나요. 그래서 저는 우선 영감을 최대한 많이 모아둬요.


도밍고

영감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툴을 활용해요. 좋은 영감을 저 혼자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팀원들과 함께 공유하며 우리의 일에 적용시켜야 하잖아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영감은 딱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정의되지 않고, 내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온전히 팀원들에게 공유하고 이해시키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팀원들에게 온전하게 전달하고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 툴을 활용하고 있어요.



여러분은 영감을 수집하고, 좋은 영감을 내 일에 적용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저희는 항상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At the corner에서는 아주 작은 인사이트도 함께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새 멤버를 기다리고 있으니

66minjing@gmail.com로 연락 주세요!


엣더코너의 이야기는 팟캐스트 또는 폴러리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팟캐스트   

    폴러리 



클로이 Chloe
진심과 진정성으로 가득한 보부상 마케터


오늘도 코너에 몰리는 마케터들의 구석진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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