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끝내고
샤워장 안으로 들어왔다.
옷을 벗다가
양말에 시선이 갔다.
응?
피잖아.
발가락에 피가 났었나 봐.
양말에 제법 많은 피가 배어 나왔음에도
나는 전혀 몰랐다.
그런 줄도 모르고
신나게 줄넘기도 하고
저렇게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나는 그렇게 운동을 했다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저걸 알았다면
분명 몸을 사렸을 것 같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이런 건가 싶고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던 것을
그동안 나는 지레 겁을 먹고
몸을 사리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오늘처럼
내가 잘 넘겼으면 좋겠다.
아프고 힘들고
지치더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또 한걸음을 내딛는
나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