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 아줌마의 창업 이야기
지금의 사업을 하기 전에 남들 하면 다 되는 줄 알고 아동복 장사를 시작했더랬다.
남대문을 들락거리며 옷을 사입했고, 좋은 원단을 쓰는 거래처를 찾아다녔고......
내 인생에서 아마도 가장 많은 움직임을 보였던 시기였을 것이다.
나름 직장 생활에서 얻은 오랜 노하우가 있었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한다고 자부했고, 데이터를 활용한 관리도 잘해 간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자신만 만족했던 일이었고, 결론은 실패였다.
나는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단골이 있어도 그 단골이 영원히 나의 고객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했고,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끊임없이 나 스스로도 성장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른 척했기 때문이다.
창업, 그 멋진 일을 다른 누가 아닌 나는 해 낼 거라고 과신한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오늘은 그랬던 내 경험과 주변 분들의 창업 과정을 보고 느끼며
혹시나 새해가 되었으니, 이젠 창업의 길로 가리라 마음먹은 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창업, 정말 가슴 두근거리는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고, 자신은 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 일이다.
하지만 창업에는 분명히 조건이라는 것이 있다.
첫 번째
자기 자신에 대해서 또는
자신의 아이템에 대해서
객관적인 검증 및 평가가 있어야 한다.
내가 이미 실패한 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고 아동복 사업을 붙들고 있었던 건 아마도 자존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했던 일이라 쉽게 접근했지만, 아동복은 사실상 오래전부터 하향길에 접어든 아이템이라는 걸 몰랐던 것이 문제였다.
저출산 국가로 접어든 지 오래인 이 나라에서 특히 보세 아동복 창업은 더욱 힘든 일임에 틀림없었다. 대기업에서 대형 유통망을 통해 옷을 쏟아내고 있고, 소비자는 품질보다는 얼마나 저렴한지, 어떤 브랜드의 옷인지가 더욱 중요해 버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퀄리티가 좋은 제품을 취급한다고 해도, 저단가와 물량에는 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주변 환경을 탓하기보다, 더욱 면밀히 조사하지 못하고 자신만을 믿었던 것이 가장 뼈아픈 실패 원인이 되었다.
내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창업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아이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없다면, 창업은 결코 멋있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싶다.
두 번째,
흔한 아이템이라면
차별화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여전히 주변엔 창업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이 많다. 그것도 소자본 창업.
어떤 아이템을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체적으로 옷, 커피, 맥주, 치킨, 분식 등등.
우리 주변에서 늘 보아오던 것들이 자신의 아이템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할 수 있다.
그 아이템이 무조건 실패한다는 것은 아니다. 한 집 건너 한 집은 치킨을 팔고, 또 한 집 건너 한 집은 커피를 판다고 하는 것처럼 흔하디 흔한 아이템이지만, 그 와중에도 반드시 살아남은 창업자는 있을 거라는 것도 기정사실이다.
그렇다면 누구는 망하고 누구는 흥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그것이 바로 차별화이다.
같은 커피를 팔아도 단순히 커피를 팔 것인지 그 속에 스토리를 담을 것인지, 굿즈를 부각해 판매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고, 같은 치킨을 팔아도 나만의 레시피는 있는지, 내가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은 누구인지, 고객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는 준비되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은 다 거기서 거리라는 말을 이제는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특별한 경험, 특별한 시간을 평범한 아이템 속에서도 발견하고 싶어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나는 과연 내 아이템에 어떤 특별함을 담을 것인지,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세 번째,
창업은 돈이라는
명확한 사실을 기억하자.
소자본 창업이라고 해도 창업에는 분명 투자가 필요하다. 어디 놀고 있는 돈, 숨통이나 트여 주자고 내던진다면 모를까, 피 같은 돈을 투자해서 미래를 만들어가려고 하는 것이 바로 창업인 것이다.
이런 일에 실패라는 딱지를 받아 들고서,
왜 더 공부하지 않았을까?
왜 더 준비하지 않았을까?
왜 좀 더 적극적으로 조언을 듣지 않았을까?
왜, 왜, 왜!!!라는 질문은 부질없는 외침일 뿐이다.
늦은 후회보다는 느린 시작이 더욱 현명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창업은 돈이다.
후회는 금전적 손실이라는 뜻이다.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이 많은 리스크를 안아야 하고, 고3 수험시절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백일기도보다 더 간절한 정성이 들어가는 창업.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통한 자아실현은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도전 속에서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사회와의 소통 속에서 나의 진짜 미래를 꿈꾸는 일.
누군가의 무엇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되는 일. 나와 내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길러주는 일.
내겐 그것이 창업이었다. 다행히 나의 두 번째 창업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엔 그것이 무엇이든, 스스로를 성장시켜 작년보다 멋진 내가 되는 날들이 가득하길 기도해 본다.
또한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삶에도 희망과 용기가 가득하길 마음을 다해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