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이 Z에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low Walker Aug 09. 2024

사업할래요, 회사랑 안맞아요

사업은 실패할 확률 99%이고 성공이 아닌 살아남을 확률이 1%이다 

“회사생활이랑 안맞는거 같아요, 차라리 사업을 하는게 맞는거 같아요”


이 말 안해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z세대 뿐만이 아니라, m세대 혹은 그위의 세대도 사회 초년생때 입에 달고 다닌 말일 것이다.

왜 저런 말이 나오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처음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좋든 싫든 배정된팀에서 일을 하게 된다.

처음엔 내가 하고 싶었던 일 혹은 가고 싶었던 기업에서 일하게 되어 그 사실만으로도 행복했을 것이고 내 미래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3개월만 다녀보면 내가 꿈꾸던 미래를 달성하는 게 매우 힘든 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던 직장에 취업하여 안정적인 급여와 복지를 누리는 것이 목표였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겠지만,

적어도 큰 꿈을 생각했던 내 기준에서는 생각보다 더 넘어야할 벽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창시절 좋았다고 생각했던 체력은 실무적 체력과는 완전 별개처럼 느껴져, 정시 출퇴근을 해도 바로 녹초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서 이 길이 맞는 건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며,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역시 난 회사랑 맞지 않아, 회사에서 내가 지금부터 할 노력으로 사업을 차린다면 성공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나서, 성공한 젊은 창업자들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면서 사업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된다.

30대 중후반에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서 파이어족으로 살아보겠다는 막연한 꿈 말이다.


혹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사실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파보는것을 추천한다.


30대 중후반에 성공한 사업가들 중 현재까지 사업을 유지하고 흔히 파이어족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줄곧 다 사라져있다. 오직 극 소수만이 남아서 치열하게 생존경쟁을 하고 있다. 


기술로 창업을 한다면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해 그 과정에서 대다수 사라지게 된다. 

아이디어로 창업을 시작한다면 유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경쟁자들과 버텨서 견뎌야 한다. 

음식점/카페로 창업을 시작한다면 맛의 트렌드와 입지에 따라 매출의 변동성이 크다. 맛의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입지가 좋을수록 임대료 등 부가적인 것에서 발생하는 지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음식보다 매장에 대한 아이디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걸 다 겪어내고 투자유치까지는 성공했다면 이제 스텝업 할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후에 사라져가는 스타트업이 한둘이 아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투자자와 지분 관련 이슈, 인재 유치 문제 등으로 인해 오히려 이후에 사라져 가는 케이스를 금융권에 종사하는 나는 수없이 많이 봐왔다. 너무 창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만 쓰는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패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회사에서 오랜 경력을 쌓으면서 얻게되는 인맥, 기술, 비즈니스 모델, 산업 지식등을 통해 추후에 그 산업에서 창업을 하는 것이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업계에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장점이다. 


대학생 때 우리가 아무리 산업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다지만, 실무를 겪은 현업자 앞에선 그저 이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 사회는 이론가지고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창업 아이디어는 내가 생각하는 하나의 이론에 불과하다. 이것을 다양한 테스트 없이 바로 실전에 돌입한다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테스트 할 수 있는 규모와 자본이 있다. 물론 내가 원하는 일만 할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구현해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내 아이디어를 테스트해보고 혹은 다른사람의 아이디어도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보면서 자신안에서의 사업모델을 계속 구축해볼 수 있다. 


또한 업계에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맥이다. 나랑 같은 생각을 한사람들도 있고, 매우 뛰어난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또한 회사에서 제공한다. 현업자가 유능하든 무능하든 적어도 한개는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 부분만 내것으로 만들면 된다. 


추후에 이러한 사람들과 뜻이 맞다면 같이 창업을 할 수도 있다. 굳이 내가 모르는 사람을 구인하는 것이 아닌 내가 잘아는 유능한 사람을 창업멤버로 가져갈 수 있는 것, 이것도 엄청난 장점이다.  


그리고 시간에 대한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회사 생활이 당장은 힘들 수 있지만, 아마 사회초기부터 바로 창업을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더 큰 스트레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회사 다니면서 본인이 사업가 기질은 없으나 아이디어랑 기획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회사 내 Intrapreneur (사내 기업가)로서 능력을 키우면 된다. 하지만 창업은 실패하면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게 되는 큰 리스크를 지게 된다. 그리고 다시 취업을 하려고 해도 남들보다 몇년을 돌아서가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불리한 이점을 지니게 된다. (주관적이지만, 기술/플랫폼 산업의 스타트업을 창업해본 경험이 아니라면, 다른 방식의 창업경험이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고려할만한 사항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그러니, 회사 생활이라는 것을 안맞는다고 생각하지말고 내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필요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동기부여를 가지면서 즐겁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M이 Z, 정말 많이 다를까?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