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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 Walker Dec 07. 2024

사람의 그릇

(feat. chama)


"저는 상대를 콜아웃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싸우고 싶은 한남자가 있습니다. 그 남자를 상대로 챔피언 벨트를 방어하고 싶습니다. 저를 불타오르게 하는 그 남자를 상대로요. 그는 말 그대로 저를 술집에서 구해줬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제가 술집에 앉아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부러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저를 타오르게 만들었습니다. 그 남자가 저를 술집에서 구해줬습니다. 그리고 그남자는 2027년까지 싸우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재능 낭비입니다. 이제는 제가 그를 구해줄 차례입니다.그 사람은 이스라엘 아데산야입니다. 아데산야, Come to Daddy!"


UFC 라이트헤비급 파이터 알렉스 페레이라가 이리 프로하츠카와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걸고 싸웠다. 경기 결과는 알렉스 페레이라는 KO로 승리하면서 역대 UFC 역사상 8명만 달성했던 두체급 챔피언에 등극하게된다. 추후 승자 인터뷰에서 알렉스 페레이라는 위와 같은 인터뷰를 남겼다.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전 UFC 미들급 챔피언으로 페레이라의 라이벌 구도가 있는 선수이다.

세계 최고의 격투무대인 UFC 이전에 둘은 킥복싱 단체 글로리에서 2번 붙었으며 페레이라는 2번다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페레이라가 글로리에 남게 되고 아데산야는 UFC로 진출하면서 역대 최강의 미들급 챔피언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아데산야는 수많은 컨텐더들을 이기면서 미들급의 황제로 군림하는데, 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페레이라에게 2번 패배한 경기에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아데산야는 나는 챔피언으로 군림할것이고 페레이라는 어디 허름한 바에서 본인의 경기를 보면서 옆에 친구에게 아데산야를 이긴적 있다고 있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페레이라는 이 인터뷰를 보고 UFC를 목표로 삼으며 결국 입성하여 몇차례 승리 끝에 아데산야와의 챔피언전을 치른다. 그리고 그는 1차전에서 5라운드 KO 승리하면서 결국 UFC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하게 된다. 하지만 재대결에서 패배하면서 본래 체중인 라이트헤비급으로 증량한다. 하지만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을 목표로 준비하던 페레이라는 본인의 라이벌인 아데산야가 미들급에서 패배하면서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2027년까지 경기를 뛰지 않겠다는 인터뷰를 보게된다. 결국 그는 본인이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 되고나서 위에 내용과 같이 아데산야를 콜아웃한다. 과거 본인을 조롱했던 라이벌을 오히려 존중해주면서 한번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나는 알렉스 페레이라라는 사람을 볼때마다 가끔은 사회초년생이나 심지어 사회에 있는 직장인들이 본받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참 많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점은 위에 내용처럼 사람을 품어줄 수 있는 대인배의 그릇을 갖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생활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모르게 나에 대한 주변의 평가를 듣게 된다. 이때 좋지 않은 말을 들을 때, 기운이 사라지면서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중에 다른사람들에게도 나에 대해 폄하한 사람의 뒷담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 남과 같이 헐뜯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기를 바란다. 오히려 나중에 그 사람에 대해 안좋은 소문이 돌때 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우리 자신이 한층 더 성숙해지면서 페레이라와 같이 다른 사람들의 롤모델로 인정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본인에게 찾아온 기회를 잘 활용할 줄 아는 것이다.

인생에는 몇번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물론 엄청나게 노력했다라는 전제이지만, 각자의 능력에 맞게 최선을 다했을 때, 적어도 한번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그 때 이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성공에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페레이라는 당시 적수가 없었던 아데산야의 최후의 대항마로 평가받으며 UFC와 전속계약을 하게된다.

당시 UFC는 흥행을 위해 이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였으며, 상대적으로 그라운드 기술이 약한 페레이라를 위해 타격가 위주의 상대와의 경기를 주선하였다. 하지만 MMA선수는 킥복싱 선수와는 다르게 아무리 그라운드 기술이 약하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실력을 다 갖춘 선수들이다. 하물며 세계 최고 무대인 UFC선수들이라면 적어도 페레이라가 여태까지 상대했던 선수들보다 그라운드 기술이 뛰어나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보란듯이 페레이라는 선수들이 그라운드 기술을 쓸수 없는 상황으로 타격을 유도했고 결국 모든 상대를 KO로 이기고 당시 랭킹 5위였던 션 스트릭랜드까지 잡아내면서 아데산야와의 타이틀 전까지 확정짓는다. 그리고 챔피언 전에서도 5라운드 중 4라운드까지는 아데산야의 일방적인 우세로 아데산야가 이기는 그림이였지만 5라운드에 단 한방으로 모든 것을 끝내면서 UFC가 원했던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실현한다.


비록 다음 재대결에서는 KO를 당했지만, UFC 내 최고 스타중 한명인 아데산야의 활동을 유지시키면서 또 다른 스타의 탄생을 만들어 낸 서사였다. 이 기회를 잡은 페레이라는 UFC 최고의 스타가 됬으며, 2024년에 여러가지 이유로 마케팅에 실패한 경기들에서 대타로 나와 UFC를 구원해준다. 즉, 회사내에서 엄청난 인지도를 쌓음과 동시에 본인의 성공도 같이 이루게 된다.



(션 스트릭랜드를 본인의 특기인 왼손 훅으로 KO시키는 장면, 아이러니하게도 션은 이후 아데산야를 이기고 미들급 챔피언으로 등극한다)


마지막으로 '본인 브랜드화'를 적절하게 구사할 줄 안다는 것이다.

페레이라의 부모님은 브라질 원주민 출신으로 페레이라는 그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그의 별명인 포아탄(poatan)은 돌주먹이라는 뜻의 브라질 전통어로 그의 왼쪽 주먹 파워가 너무 불합리할 정도로 강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또한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기전 상대와의 Face-off에서 항상 브라질 전통 원주민의 옷을 입고 나오며 경기 당일 입장시에는 원주민들이 화살을 쏘는 세레모니를 하면서 등장한다.


또한, 이제는 UFC내에서도 매우 유명한 단어인 "샤마(Chama)"를 만들어낸 장본인인데 "chama"는 포르투갈어로 불꽃 혹은 불러내다라는 뜻으로 사용하는데 페레이라는 이 단어를 어떤 상황에서든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이 단어의 의미를 "가즈아"로 사용하게 된다.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게 된것이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브라질인이 만들어낸 이 신조어는 UFC내에서 항상 사용되고 있다.


아래는 페레이라가 만들어낸 본인의 브랜드화 내역이다.

  - 돌주먹을 가진 브라질 전통 원주민 출신의 전사

  -  UFC에서 경기를 가장 수준높고 재밌게 하는 파이터

  - 신조어를 탄생시킨 장본인

  - 결론: UFC 최고 흥행 보증수표  


즉, 본인이 가진 것들을 브랜드화 시켜 UFC 최고 흥행 보증수표라는 결과를 낸 것이다.


(Face-off 시, 항상 브라질 전통 원주민 전사로 분장하여 등장한다)



알렉스 페레이라를 보면 사람의 그릇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키워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가진 장점을 갈고 닦는 노력,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잡는 결단력, 그리고 자신을 조롱한 상대를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은 단순히 타고난 요소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모든것은 본인의 내면을 잘 파악하고 본인에게 집중했을 때 만들어지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우리 모두가 각자 자신의 그릇을 만들수 있도록 나는 어디에 집중해야하는지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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