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시딘과 마데카솔, 그 사이 어딘가.
학교에서 커터칼에 베여서, 혹은 운동장을 뛰다 넘어져서 양호 선생님을 찾아간 기억을 되짚어보자. 또 집에 있는 상비약들 중에 우리가 상처에 쓰는 연고가 무엇이 있는 지도. 언제나 그렇듯 상처에는 후시딘과 마데카솔이라고 대답할 만큼 가장 흔히 잘 알고 있는 연고가 아닐까. 더 나아가, 두 가지 연고는 상처의 좋은 친구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런데, 두 연고가 같은 상처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가. 상처에 발라서 아물게, 그리고 덧나지 않게 하는 기능이 아니야? 라고 되묻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후시딘과 마데카솔은 실제로 사용하는 상처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그걸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과, 굳이 먼저 찾아보거나 약사님들께 물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다.
실제로 주변의 약대생들은 물론, 약사로 일하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면 꼭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다. 심지어 2019년 겨울, 프랑스 여행을 같이 한 친구에게 한국에서 후시딘과 마데카솔을 좀 사다달라 했더니 후시딘만 사와놓고 "둘이 같은 거잖아!" 라며 뒷목을 잡게 했던 친구까지. 그래서 오늘의 똑똑한 약 사용법은, 나의 상처를 치료해 줄 연고에 대한 이야기.
일단 후시딘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해 보면, 후시딘은 유럽에서는 처방 없이 살 수 없는 전문 의약품이다! 유럽에서는 주로 성분 이름인 퓨시드산(Fusidic acid)라고 적혀있지만, 실제 상품명도 한국과 같이 후시딘.
본론으로 돌아와서, 후시딘은 상처가 생기고 난 후, 혹은 초기 상처라고 불리는 단계에 많이 사용이 된다. 특히나 주 성분인 퓨시드산의 경우, 화학물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Fusidium coccineum라고 불리는 곰팡이에서 추출한 항생 물질을 주 원료로 하고 있다고. 그래서 상처를 통해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을 사멸하여 염증을 가라 앉히는 작용을 주로 하는데, 이 때문에 상처 부위가 덧나지 않고 잘 아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후시딘은 주로 상처가 생기고 난 뒤에, 추가적인 감염을 막기 위해서 바르는 연고이다. 또 상처 부위를 연고로 덮어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역할도 같이 하는데, 이는 피부가 상처에서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후시딘을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밴드로 덮어줘야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는 것도 한 몫. 따라서 후시딘은 상처가 난 지 얼마 안 된 경우에, 상처 부위의 2차 감염을 막고자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듣는 질문 중에 후시딘도 부작용이 있어? 가 꽤 많은데, 영국 NHS가 후시딘의 사용과 관련해 정리해 둔 바를 보면 실제로 부작용이 있다. 후시딘은 임신 중에도 사용해도 될 만큼 안전한 의약품이고, 부작용으로는 주로 붉은 반점과 어디에 쓸린 듯한 형태의 피부염이 전부. 다만 0.01% 정도에서 눈이 충혈되는 현상을 보였다고 하는 부작용도 있다. 심각한 부작용은 아니지만, 매우 성가신 부작용인 것은 사실이다.
또 대부분 서양권 국가에서 후시딘이 전문 의약품인 이유는, 내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만과 덴마크 소재의 병원을 비롯하여, 다양한 기관에서 여러 종의 세균에서 갖는 후시딘의 내성이 이미 널리 발표되었다. 피부과 의사들은 2주 이상 후시딘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다음으로 이야기 해 볼 연고는 마데카솔. 마데카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한국 광고 카피인 "새살이 솔솔"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마데카솔도 유럽에서 같은 이름으로 판매되고는 있고, 한국처럼 유럽에서도 처방 없이 상비약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다.
마데카솔은 센텔라아시아티카라고 부르는 식물 성분을 사용한 제품이다. 센텔라아시아티카 성분은 이미 다양한 약물학 연구에서 다뤄진 약용 식물로, 피부 장벽을 이루는 콜라겐의 합성을 돕는다. 따라서 광고 카피가 보여주듯, 상처 부위에 새살이 돋아 회복이 되도록 하는 연고. 그렇기 때문에 마데카솔의 주 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는 약물학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다뤄진다. 특히 상처의 회복 속도가 더 빠르다는 연구는 물론, 화상에서의 회복이나 가벼운 상처에서의 항염증 효과에 대해 이미 연구 보고가 되어있을 정도.
그래서 마데카솔은 상처가 난 직후에 사용하기 보다는,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기 시작한 시점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마데카솔의 주 역할이 새살이 돋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마뎈카솔은 상처 회복과 흉터 방지에 더 적합한 연고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상처가 아물고 슬슬 새살이 올라와 가려워질 쯤 마데카솔을 발라주기 시작하면 좋다는 것이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후시딘과는 다르게 마데카솔은 임산부와 수유부에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임신 중에 투여에 대한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으므로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또한 종종 가려움이나 붉은 반점, 물집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이에 대해서는 관찰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따라서 상처를 아물게 해 줄 연고는 있었고, 다만 우리가 적절하게 사용하면 더 빠르게 상처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상처가 난 직후에는 후시딘, 상처 난 자리가 슬슬 아물고 새 살이 올라올 때라면 마데카솔! 이러나 저러나 상처가 안 나는 게 좋겠지만, 상처 난 자리에 연고를 발라야 한다면 적절한 연고를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글을 정리한다. 모든 상처에 감염 없이 예쁘게 새 살이 돋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