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선악과를 거부하는 삶의 자세

'맥베스 리포트'와 늦깎이 연출가 지망생의 생각

어제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바바서커스에서 공연한 '맥베스 리포트'를

여자친구와 함께 관람한 것입니다.


이 공연은 단순한 문화생활을 넘어,

저의 '연출 색깔'과 '삶의 태도'를 끊임없이 되짚어보게 하는 거울이었습니다.


​1. 달콤한 유혹, 권력이라는 '선악과'


​'맥베스'는 권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권력을 성경 속 에덴동산의 선악과에 비유합니다.


너무나 달콤하고,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한 번 손을 대면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갈망하게 만드는 유혹.


​우리는 역사 속에서 권력의 단맛에 취해 파멸한 수많은 맥베스들을 보았습니다.

저 또한 가끔 그 '권력'을 가지고 싶다는 솔직한 욕망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하지만 그 유혹에 가까이 지낼수록, 그것은 우리를 '망가지게' 만든다는 불편한 진실을 '맥베스 리포트'는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2. '스스로를 외치는 자의 소리'

: 절제와 물러남의 미학


​이 공연을 보면서, 문득 세례 요한의 외침이 떠올랐습니다.


"스스로를 외치는 자의 소리."

즉, 자신이 해야 할 본분(本分)에 충실하고, 그 이상을 탐하지 않는 삶의 자세입니다.


​손자병법을 완성한 후 모든 것을 이루고 홀연히 사라졌던 현자처럼, 권력의 정점에 도달했을 때 '절제'하고 '물러나는' 용기가 바로 맥베스가 가지지 못했던, 그리고 우리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미덕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앞으로의 연출 색깔은 이 지점에 맞닿아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저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권력)과, 이야기의 본질에 집중하며 불필요한 장치를 덜어내는 절제(節制) 사이의 균형.


이 끊임없는 '권력의 이야기'를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제가 무대에서 추구하는 '삶의 추구'이자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결국,

좋은 연출은 권력을 쥐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 이야기의 '본분'을 완성하고 홀연히 물러나는 미덕에서 탄생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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