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mple of Dendur 덴더 사원
덴더 사원 / The Temple of Dendur
로마 시대 / Period: Roman Period
아우구스투스 황제 통치 시대 / Reign: Augustus
기원전 10년에 완성 / Date: completed by 10 B.C.
이집트 남쪽 아스완에서 50마일 떨어져 있는 나일강 서안의 누비아 덴더 지역
/ Geography: From Egypt, Nubia, Dendur, West bank of the Nile River, 50 miles South of Aswan
에올리안 사암 / Medium: Aeolian sandstone
사원 높이 6.4 m * 너비 6.4 m * 길이 12.5 게이트: 높이 8.08 m * 너비 3.66 m * 깊이 3.35 m
1965년에 이집트가 미국에게 기증하고 1967년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수여받는다.
/ Credit Line: Given to the United States by Egypt in 1965 and awarded to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in 1967
처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가게 되면, 일단 그 큰 규모에 깜짝 놀라게 된다. 가방 체크받으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크다는 느낌이 더 와닿는다. 어느 정도인가 찾아보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사이즈는 약 190,000 m2 이라고 한다. 이게 어느 정도야? 우리가 보통 축구장 사이즈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아서 먼저 축구장 사이즈를 찾아보니 보통 약 7,140 m2 이라고 한다. 계산해 보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축구장 크기의 약 26.6배이다. 크긴 크구나! 그런데 이 크다는 느낌을 더 받게 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로비 안의 오른쪽에 투어든, 친구든 약속 스팟으로 많이 쓰이는 파라오 동상이 하나 놓여져 있다. 그쪽 방향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떡하니 이집트 건축물이 하나 보이는데 그게 바로 덴더 사원이다. 이 큰 이집트 사원을 야외도 아니고 실내에 통으로 들여놓았다고? 몇 대 일 사이즈로 줄여서 만든 작은 모형도 아니고 진짜 사원을? 이게 진짜 살아있는 박물관이구나 싶다. 미국은 정말 스케일이 대단하구나 느끼게 된다.
먼저, 덴더가 어디일까? 지도를 찾아보았다. 아래 지도는 작은 세계지도에서 이집트를 확대한 지도이다. 아직 가보지 못해서 크게 감은 없는데, 저 위에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Cairo 가 보인다. 카이로를 지나는 라인이 그 유명한 나일강이다. 나일강의 물줄기를 따라 아래로 쭈욱 내려가니 룩소르 Luxor 가 보인다. 아, 라스베가스에 이집트 컨셉의 룩소르 호텔이 있는데 여기 이름이구나. 룩소르를 호텔 이름에서부터 알게 되었다. 그 바로 밑에 아스완댐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아스완 Aswan 이다. 그리고, 바로 밑에 드디어 내가 찾는 덴더 Dendur 가 있다. 이곳에 원래의 덴더 사원이 있던 자리이다. 나일강을 끼고 있던 이 덴더 사원이 어떻게 이렇게 먼 미국땅까지 이민을 오게 된 걸까? 뉴욕에서 이집트까지 비행기로 약 11시간 걸린다고 하니 우리가 미국 가는 거리만큼 멀리도 미국 이민을 갔구나! 그럼 이 덴더 사원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기원전 3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2,050여 년 전 우리에게는 8월을 뜻하는 영어인 오거스트 August 로 많이 알려져 있는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집트를 정복한 이후 이집트인들이 로마 통치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이집트 신들과 여신들에게 헌정하기 위해 약 17개의 사원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기원전 10년에 완공한 덴더 사원이다. 생각해 보라, 이집트인들이 자신들의 신들을 모시는 공간을 로마 황제가 지어줬는데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이집트 신들과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동급으로 인정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다. 누비아의 작은 언덕 위에 지어진 이 덴더 사원은 이집트의 위대한 여신 이시스와 두 형제인 페데시와 피오르를 숭배하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본다. 6세기에는 콥트 Coptic 기독교인들이 교회로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이집트의 누비아 지역에 있던 덴더 사원이 미국땅을 밟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아스완 댐 건설이다. 1년 중 9개월 정도가 나일강의 범람으로 땅이 비옥해지는 효과도 있었지만 연례 홍수로 이 지역 주민들과 농작물의 피해가 심해 이 나일강을 통제할 수 있는 댐의 필요성이 언급된다. 1차로 1903년에 아스완 로우 댐이 건설하였는데 주변 사원의 범람을 우려하여 높이 제한을 두다 보니 이게 홍수를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덴더 사원도 이때 범람한 물로 인해 슬프게도 지금의 벽화 색이 모두 씻겨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부분적으로 침수된 덴더 사원 The Temple of Dendur in situ; exterior, north side, including gateway, toward east; partly flooded. Photographed ca. 1959.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다시 한번 더 수위 통제를 위해 1960년 아스완 하이 댐 건설이 시작되어 약 10년 후인 1970년 아스완 댐 건설이 완공되고 더불어 이 댐으로 인한 광활한 나세르 호수까지 형성된다. 문제는 이 호수에 있던 누비아의 고대 유적물이 물에 잠기게 될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 기념물들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가 나선다. 유네스코는 이름하여 ‘누비아의 기념물을 구하기 위한 국제 캠페인 International Campaign to Save the Monuments of Nubia’ 국제적인 캠페인을 시작하는데 약 50여 개국이 장비, 전문가 인력, 비용 등을 제공하며 참여하여 22개의 기념물을 성공적으로 안전한 부지에 옮기고 다시 설치한다. 이 캠페인에 미국이 약 1,600만 달러 기부와 전폭적인 지원에 대한 감사함의 표시로 이집트는 1965년 미국에 이 덴더 사원과 미국으로 가는 관문을 선물한다. 미국은 이 뱃길도 관심이 있었구나.
화물선 S.S.콘코디아 스타에서 하역되는 상자들 Crates being offloaded from the freighter S.S. Concordia Star. from metmuseum.org
이제부터 미국의 시간이다. 1967년 이 사원을 미국 어디에 둘지 결정하기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미국 내 각 지역, 도시 미술관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진다. ‘덴더 더비 Dendur Derby(라이벌전)’ 라는 이름으로 많은 미술관들이 참여하는데, 일리노이주 카이로는 이집트의 도시 이름과 동일한 곳으로 어필하고,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수백 통의 학생 편지를 존슨 대통령에게 보내고, 스미소니언 미술관은 워싱턴 D.C의 포토맥 강 유역에 이집트에 있던 모습 그대로 재현하여 설치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1967년 4월 20일,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덴더 사원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수여한다고 발표한다. 또한 사암으로 구성된 사원의 특성상 이집트의 고온 건조한 기후가 아닌 뉴욕의 외부 날씨에서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관 건물 안에 전시할 계획을 세운다. 아, 그래서 실내 전시구나. 1968년 8월 20일, 화물선 S.S 콘코디아 스타를 통해 대서양을 건너 뉴욕항에 들어와 분해된 덴더 사원 상자들은 메트로폴리탄 남쪽 주차장에 도착한다.
재조립 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남쪽 주차장에 쌓여 있는 덴더 사원의 블럭들 The sandstone blocks of The Temple of Dendur, before reassembly, in a plastic "bubble" on the Museum's South Parking Lot. Photographed early 1970s. From metmuseum.org
북쪽 주차장의 MMA 창고에 있는 덴더 사원 블럭 Construction of The Temple of Dendur, Third Phase, MMA Storage; blocks in North Parking Garage.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은 이 덴더 사원을 배치하기 위해 건출가 케빈 로슈 Kevin Roche 와 존 딘켈루 John Dinkeloo 가 설계한 갤러리 131 (그 당시 이름은 세클러 윙 The Sackler Wing) 공간을 따로 만든다. 나일강 근처의 바위 언덕을 연상하게끔 설계하고 사원 주위는 나일강의 물줄기처럼 호수 형태로 감 쌓았다. 1978년 9월 2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렇게 이집트의 덴더 사원은 미국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갤러리 131에 재건설되고 있는 덴더 사원 Scaffolding in front of the Temple of Dendur during the final phase of the construction of Gallery 131
이집트 벽화 속의 인물 묘사에 대한 특징은 하나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언뜻 보면 우리 보통 사람의 모습 같은데, 자세히 보면 뭔가 어색함이 있다는 걸 느낄 것이다. 진짜 우리의 옆모습 그림과 비교해 보면 더욱 뚜렷한 차이가 눈에 보인다. 발이 옆모습이고 얼굴 또한 옆모습이라 옆모습이겠거니 하고 봤는데, 어라? 배꼽이 왜 왼쪽에 있지? 몸통이 앞모습이면 정면에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어라? 눈도 자세히 보니 하나 있는 앞모습처럼 그렸네? 왜 이렇게 그렸을까? 그림 실력이 그때에는 좀 뒤떨어졌나? 다른 벽화 그림 한 번 볼까? 옆모습 벽화가 있는데? 그럼 그림을 못 그렸던 게 아니네? 맞다. 일부러 이렇게 사람이 뒤틀린 모습으로 그린 것이다. 계층이 높을수록, 파라오 등은 모두 이렇게 뒤틀린 모습으로 그려진 벽화들이 많다. 이러한 벽화들은 피라미드 등 무덤에 많이 그려 넣어지는데 그 당시 이집트인들은 내세를 믿고 있었다. 우리의 생명은 원형으로 돌고 돌아 죽으면 다시 태어나고, 다시 죽고, 다시 태어나는 환생을 믿었다. 다시 태어날 경우, 그 전의 완벽한 모습의 형태가 있어야 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다시 태어날 때를 대비하여 살았을 때의 완벽한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 둔 것이다. 미라 Mummy 를 만들어 시체를 보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시 태어났을 때를 대비하여 완벽한 몸의 형태를 보존해 두는 것이다.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완벽한 살았을 때의 모습을 그려놔야 다시 그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 완벽한 모습? 그게 본질의 그림이다라는 것이다. 이렇게 시점이 다양한 다시점 형태의 뒤틀린 모습으로 그리는 것이 각 신체의 본질적인 모습을 나타내주는 이 사람의 가장 완벽한 모습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본질, 예나 지금이나 이 본질이 곧 예술이다.
대단하다. 눈으로 보이는 모습 그대로만 그린게 아니라 그 옛날부터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그렸다는 게 놀랍다. 이 본질을 그렸다는 그림 하나 더 보자. 기원전 1,400여 년 무렵에 그렸다는 고대 이집트 벽화인 ‘네바문의 정원’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500여 년 전 그림이다. 지금 나보다 더 잘 그렸는데? 우리가 고대인들보다 낫겠거니 생각하는 것도 오만이구나. 그림에 표현된 디테일이 살아있고 색감도 너무나 이쁘게 그렸다. 놀랍다. 가운데 물고기가 있는 연못이 있고, 그 주위를 나무들이 감싸고 있는 정원이다. 그런데 왜 나무들이 모두 누워있다. 이 정도의 그림 실력이면 나무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으로 그릴 수 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게 바로 나무의 본질 모습이라는 것이다. 나무의 본질을 그리려다 보니 이렇게 눕혀져 있는 게 가장 완벽한 나무라는 것이다. 어? 사각 연못 속의 물고기도 모두 누워져 있네? 물고기의 본질! 이 본질에 대한 탐구는 그 때나 지금이나 아직도 우리의 이슈이다.
이 덴더 사원의 한쪽 벽은 투명한 유리창으로 구성되어 있어 바깥의 햇살을 안쪽까지 끌어온다. 바로 옆이 센트럴 파크라 녹색의 푸릇푸릇 이 사원과 잘 어울린다. 대리석 박스에 그냥 앉아만 있어도 힐링된다. 또한 벽 유리는 위로 들려져서 오픈도 되게 설계되어 있어, 큰 이벤트등의 행사가 있을 경우 오픈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매년 5월 첫째 주 월요일에 열리는 멧 갈라쇼 Met Gala 때는 이곳이 디너쇼 장소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그 먼 이집트에서 미국까지 왔는데 그래도 잘 대접받고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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