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고장났어요.
몇 달 전, 나는 둘째 고민에 대해 한 번 써둔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게 무슨 미친 생각이야’ 싶어서 글을 덮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생각은 자꾸 돌아왔다. 마치 마음 한구석에 작은 알림이 켜져 있는 것처럼.
가끔 상상해본다. 우리 아이는 동생이 생기면 어떤 반응을 할까? 손도 잡아주고, 장난감도 같이 갖고 놀고, 꽤 다정한 언니/누나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더 크면… 누가 하나 더 있다는 게, 덜 외롭고 좋지 않을까.
작년 홀리데이에 사촌들이랑 신나게 놀고 나서, 두 달이 지난 지금도 그 이야기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꺼내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 아이는 내가 놀아주는 것과 또래랑 노는 걸 완전히 다르게 느끼는구나.” 그 사실이 마음을 건드린다. 그래서 나는 또,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구글 검색창으로.
‘둘째 고민’
‘둘째 장단점’
‘둘째 후회’
포럼과 댓글과 경험담이 끝도 없이 뜬다. 사람들은 다들 자기 인생을 걸고 답해주고, 나는 그걸 하나하나 읽는다. 그러다 보면 결론은 이상할 정도로 비슷하다.
첫째를 위해 둘째 낳지 말라는 말.
형제 사이 안 좋은 경우 많다는 말.
결국 부모가 원해야 한다는 말.
둘째는 하나 키우는 것보다 열 배 힘들다는 말.
그 말들을 읽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 생각 접자. 나는 나이로 보면 이번 년도 넘어가면 가능성이 거의 제로라고 봐야 한다. 생리도 불규칙하고, 몸도 비실비실하다. 애를 쑹쑹 잘 낳는 체질도 아니고, 무엇보다 참을성의 한계를… 이미 첫째 키우면서 매일 체험 중이다.
이성적으로는 답이 나와 있다.
좋은 엄마가 되려면, 하나만 낳아서 제대로 키우자.
엄마의 조언대로, 친구처럼 잘 키우자.
맞는 말이다. 너무 맞아서 더 흔들린다. 그래서 이성으로는 “접자”라고 결론 내리는데, 마음은 또 왔다 갔다 한다. 사람들이 “둘째는 낳아야 고민이 끝난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나는 오래 고민하고 싶지 않다. 시간도 얼마 없고, 내 에너지도 무한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가끔 남편에게 농담처럼 말한다.
“내가 혹시 둘째 갖자고 하면 내 싸대기 한 대 냅다 내려쳐.”
하하. 나 그런 사람이다.
웃기려고 하는 말이면서도, 사실은 내 마음을 스스로 말려놓는 주문 같은 말이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 또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한숨이 난다. 동시에 좀 웃기기도 하다. 내 예쁜 아이 하나가 내 뇌를 이렇게 고장 내놨구나 싶어서.
그리고 오늘도 나는, 그렇게 웃고 넘어간다.
#둘째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