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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희 Mar 15. 2022

거리두기

완벽한 가족 있나요?

   프랑스 작가 미카엘 에스코피에가 쓴 그림책 <완벽한 아이 팔아요>에서는 부모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마트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를 선택할 수 있다. 뒤프레 부부는 바티스트라는 아이를 선택하지만, 함께 지내면서 보인 아이 행동 때문에 부부는 아이가 이상하다며 다시 데리고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아이는 되묻는다. '완벽한 부모는 없나요?'


   사람들 마음속에서 잊힐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아동학대 사건에서 가해자들은 아이의 울음, 식습관 또는 대소변 문제 때문에 아이를 때렸다고 말한다. 아직 대소변을 가릴 수 없는 나이인 게 당연한데도 아이에게 그 이상을 요구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동생을 편애한다는 이유로 103세의 노모를 살해한 70대 아들이 있었다. 70대라는 나이가 다소 많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그가 원한 것은 어머니로부터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림책 속 뒤프레 부부 또한 그랬다. 그들은 아이에게 어떠한 잘못을 하고 있는지, 아이에게 준 상처는 생각하지 않는다. 뒤프레 부부로부터 계속 상처받은 아이가 참다못해 내지른 소리에 놀라서 아이를 고쳐달라며 비가 쏟아지는 밤에 아이를 데리고 마트로 향한다.


   '남보다 못한 가족'이라는 표현이 있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임에도 오히려 타인보다도 더 상처를 주기에 만들어진 표현일 것이다. 여기에는 가족이기에 어느 정도의 희생과 사랑을 해야만 한다는 강제성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서로에게 '지나친'희생을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족 학대 사건에서 가해자들에게는 상태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만이 있었다. 그들은 상대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보다는 일방적으로 받고자 하는 마음이 훨씬 더 컸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우리는 때로는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있는데, 상처를 준 사람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기도 한다. 특히나 가족 사이에는 그런 상황이 더 자주 있기도 하다. 가까이 있기에 서로가 상처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가족에서도 약간의 거리두기를 한다면 어떨까?


   자기 자식보다 남의 자식을 바라볼 때,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처럼 살짝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서로에게 약간의 공간을 준다면, 우리 모두에게 좀 더 편안한 삶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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